지방선거가 120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오늘부터 시 · 도지사를 필두로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등록이 되면 제한적인 범위내에서 선거운동이 가능해진다. 선거사무소와 현수막을 설치할 수 있고 5인 이내의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다. 유권자에게 직접 전화와 대량 문자메시지 발송 같은 캠페인도 벌일 수 있게 된다. 현역 단체장과 교육감은 당장 사직할 필요는 없지만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게 되면서 전체적으로 지방 행정이 어수선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신규 행정업무는 중지되다시피 될 것이며,주요 민원사업도 제자리를 맴돌 가능성이 커졌다.

민선 5기를 출범시킬 이번 지방선거에 유권자들은 적지않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08년 총선 이후 2년 만에 전국적인 선거다. 선출해야 할 자리도 상당히 많다. 유권자 1인당 무려 8표를 행사하게 된다. 시 · 도지사와 시 · 군 · 구청장을 정하고,광역과 기초의원은 지역과 비례표를 따로 찍어야 하는데다,교육감과 교육의원까지 뽑아야 한다. 입후보자들도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후보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과열에 혼탁 선거가 걱정되는 현실적인 이유다.

더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6월 선거를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니,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니 하며 벌써부터 잔뜩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지방선거기획본부를 구성했고 한나라당도 조만간 선거기획단을 발족한다고 한다. 여야는 자연스레 공천심사에 돌입할 것이며,선거전에 당력을 몰두할 게 뻔하다. 세종시 문제만 해도 정치적 논쟁거리가 돼 차분한 토론은 물건너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산적한 민생문제가 뒷전으로 밀리면 겨우 회생조짐을 보이는 경제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민주사회의 모든 선거가 과열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방선거는 더욱 그렇다. 기본적으로 정치인이 아니라 내가 사는 곳의 성실한 지역 일꾼을 뽑는 것이 바로 지방선거다. 아직 자립의 토대를 다지는 지방자치의 근본 취지를 살려나가되 정치색은 배제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유권자들이 중앙 정치권의 과열 분위기에 휩싸이지 않으면서 6월 선거가 경제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차분하게 대응하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