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CMS네오엠텔의 경영권 분쟁이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이 양측에 상처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 CMS는 LCD TV제조와 쿠폰마케팅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고, 네오엠텔은 임베디드 그래픽 소프트웨어업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MS는 전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감사 선임건을 제외한 이사 선임 및 해임, 정관 변경건을 철회하거나 부결했다.

CMS는 당초 네오엠텔측 이사 두 명을 해임하려 했으나, 투표 결과 이 안건은 부결됐다. 이에 따라 정관상 추가 이사 선임이 불가능해 CMS와 네오엠텔이 각각 추천한 이사 신규 선임안은 자동 철회됐다.

양측은 이를 두고 각기 분분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CMS는 박정훈 대표의 보유주식 약 240만주가 의결권행사금지 처분으로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네오엠텔의 적대적 M&A(인수ㆍ합병)가 실패했다면서 "경영권을 방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오엠텔 관계자는 "박 대표 측이 훨씬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우리의 기존 이사 두 명을 해임하지 못 한 것은 소액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불신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경영권 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주장처럼 CMS는 경영권을 계속 유지할수 있게 됐고 네오엠텔은 기존 이사 두 명의 해임을 방어했다. 하지만 분쟁을 겪으면서 양측 모두 피해가 커 '상처뿐인 승리'라는 평가다.

네오엠텔로부터 적대적 M&A 위협을 받은 CMS의 박정훈 대표는 횡령ㆍ배임 혐의 등으로 인해 현재 검찰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지난해 진행한 제 3자배정 유상증자와 케드콤 투자가 문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진의 횡령ㆍ배임은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 있다.

박 대표는 현재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으나, 주주총회가 마무리 된 만큼 조만간 검찰에 출두해 관련 내용을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네오엠텔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부터 CMS 지분을 보유중인데 2년 동안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서다. 네오엠텔은 당초 박 대표에게 지분을 넘기려 했으나 양측의 이견 탓에 번번이 협상은 무위로 끝났다. 이번 경영권 분쟁도 박 대표가 네오엠텔의 지분 매입을 거부한데서 촉발됐다.

급기야 이번 주주총회의 주주명부가 폐쇄된 이후 네오엠텔은 CMS의 보유지분 절반을 취득단가 이하에 장내에서 서둘러 처분했다. 이에 따라 네오엠텔의 CMS 보유주식은 기존 270만356주(지분율 8.6%)에서 134만4523주(4.28%)로 감소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이후 회사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CMS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