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2010년을 새 역사 창조의 해로 만들자"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현대 · 기아차그룹은 올해 시설 투자에 6조2000억원,연구개발(R&D)에 3조1000억원 등 총10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카에 상당 부분을 투자,친환경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50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하고 1000여명의 대학생 인턴을 선발하는 등 총 6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에 나온 '아반떼 하이브리드 LPi'가 LPG 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국내용으로 제작했다면 이번에 내놓을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엔진을 장착,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60~70%가량 연비를 향상시킨 중형 하이브리드카로 저속 단계에서 내연기관의 도움 없이 모터만으로 차를 주행할 수 있는 풀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


오는 2012년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현대차는 대형 세단,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등 전 모델에 걸쳐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수소연료전지차를 1000대 양산하고 2013년에는 가정에서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양산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친환경차 개발 전략에만 매년 1조원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 · 기아차는 작년부터 2013년까지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하이브리드카,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을 위해 2조2000억원,고효율 · 고연비 엔진 · 변속기와 경량화 소재 개발에 1조4000억원,각 공장 ?? 감축을 위한 에너지 관련 시설 투자에 5000억원을 각각 쏟아붓는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 경쟁력 강화에 철저히 대비해 세계 일류 녹색 선진국가 건설에 일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올해 540만대 글로벌 생산 · 판매를 통해 글로벌 선두 업체 도약을 경영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비상경영체제 강화'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일본 도요타가 겪고 있는 초유의 리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품질 경영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영을 위해 해외 공장 건설에도 가속도를 내기로 했다.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중국 제3공장과 10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도 착공할 계획이다.

시장별로는 도요타의 공백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미국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같은 독창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대 · 기아차가 후원하는 FIFA 월드컵을 최대한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복안을 세워놨다.

현대 · 기아차가 목표로 삼은 북미시장 점유율은 7.4%.지난해 5.4%보다 대폭 상향했다. 공격 경영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북미시장의 전초병은 이달 중 출시할 신형 쏘나타다.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하며,도요타 캠리가 휘청거리는 틈을 타 미국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지난해 극심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한 현대 · 기아차는 올해도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i10,i20,i30 등 'i' 시리즈를 내세워 유럽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이달 중 유로5 환경규제를 만족시키는 투싼ix를 유럽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 · 기아차는 올해도 현지형 모델을 앞세워 중국시장에서 판매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1600cc 이하 차량의 구매세 인하 정책이 올해도 계속 이어짐에 따라 준중형차 이하 소형차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준중형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웨둥과 최근 선보인 i30를 앞세워 중국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