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 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 음악 불법 다운로드가 일상화되면서 음악시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과거 10년 동안 음반판매는 계속 줄어들었으며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는 판매량 감소 추세가 가까운 시일 내 둔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포레스터리서치사의 조사에 따르면 작년 음반판매와 라이선스료 등을 포함한 미국 전체 음악시장 매출액은 63억 달러로 10년전인 199년의 146억 달러의 절반이하로 떨어졌다고 CNN머니가 2일 전했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통계에서도 과거 10년동안 음반 판매액은 연평균 8% 떨어졌으며 한 해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해에는 계속 마니어스 성장세를 보여왔다.

과거 10년 동안 음반판매가 하향곡선을 그린 데는 1990년대 막강한 위세를 떨쳤던 콤팩트 디스트(CD)와 비견될 수 있는 새로운 저장장치가 생겨나지 않았고 두 차례의 경제위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무엇보다도 디지털 음악이 일반화되면서 불어닥친 변화의 바람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9년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냅스터가 등장하면서 음반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냅스터는 사람들이 음악을 소유하는 방식을 바꿔버렸을 뿐 아니라 CD 가격을 장당 14달러에서 사실상 `0'으로 떨어뜨렸다.

법정공방 끝에 냅스터가 문을 닫고 2003년 애플의 아이튠스가 출범하면서 디지털 음원 유료화가 시작됐지만 냅스터와 아이튠스사이에 놓인 4년간 시간은 음반업계에 엄청난 타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온라인을 통한 음원 유통이 가능해진 이후 이 4년의 시차 때문에 음반업체들이 사용자들로부터 음악 값을 받기 위해 나섰던 전투에서 초장에 패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냅스터의 6천만 사용자들은 냅스터가 문을 닫은 뒤에도 공짜로 음악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여타 파일 공유 기술을 찾아냈으며 음반업계는 디지털 음악은 유료라는 인식을 사용자들에게 심어줄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음악 애널리스트인 소날 간디는 이 4년의 시차에 대해 "음반업계가 음악을 공짜로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의 싹을 잘라버리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행동양식을 심어주는 한편 이를 통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인터넷 사용자의 44%와 디지털 음원을 구입하는 미국의 64%가 음악엔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포레스터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운로드가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현상이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온라인 다운로드를 추적하는 빅샴페인 미디어 메저먼트가 전했다.

물론 음악시장의 위기를 불러온 요인이 더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지 않다.

인터넷을 통한 음원유통이 가능해지면서 음반판매는 줄었지만 음악을 듣는 청중은 과거에 비할 수 없게 늘었기 때문에 청중증가를 돈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만 찾아내면 음악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지금도 음악업계는 컬러링에 사용되는 음악이나 마이스페이스 뮤직, 판도라, 유튜브 등에 사용되는 음악이나 뮤직 비디오에 저작권료를 받는 방법 등을 통해 살아남으려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음반업계가 이렇게 디지털 라이선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작년 8천4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디지털 라이선스료를 통해 번 돈은 불법 다운로드 등으로 놓친 금액을 보전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간디는 음반업계가 이처럼 새로운 기술과 수입흐름을 받아들었다는 사실은 음반업계가 시대의 조류에 올라탔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쌍방향 멀티디미어, 디지털 라이선스 시장의 성장 등이 겹쳐지면서 음반업계의 매출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음반산업협회의 프리드랜더는 "음악업계가 올바른 길로 다시 올라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는 구입모델에서 접근모델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포레스터는 음반업계의 매출액은 2014년 연간 55억 달러에 이를 때까지 계속 하락할 것이며 이후 새로운 수익원 등에 힘입어 판매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