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지자체가 제안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지하철보다 3배 이상 빠른 데다 탄소배출 저감효과가 뛰어난 혁신적 교통수단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GTX는 지하 40~50m에 건설되는 게 기존 지하철 · 철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GTX가 건설되면 연간 149만t의 탄소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이는 가로수 1500만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현재 경기지역에 심어져 있는 전체 가로수의 19배에 이르는 효과다.

특히 이처럼 엄청난 탄소배출저감 효과를 탄소거래시장에 판매하면 연간 약 314억원(t당 13유로 계산)에 달하는 수입도 챙길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GTX건설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국가적 경쟁 모델'이 될 수 있음은 물론 환경 개선과 녹색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증가율은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수송부문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2006년 기준)을 보면 일본은 2억5000만t,영국 1억3700만t,프랑스 1억4000만t 등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5억9100만t으로 주요 선진국보다 3~4배나 많이 배출하고 있다.

철도 탄소배출량은 승용차의 6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친환경적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철도교통시설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수도권 철도연장의 경우 한국은 390㎞,일본 도쿄권 2143㎞,프랑스 파리권 1612㎞,영국 런던권 3557㎞이다. 또한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은 수도권 통행량의 70% 이상을 철도가 담당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우리 정부도 최근 교통SOC 투자를 대폭 확대해 도로중심 교통체계를 철도 위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겨울 수도권은 70여년 만의 폭설과 한파로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교통대란을 겪었다. 그런데 이럴 때 GTX가 있었다면 전대미문의 교통난을 푸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런 모든 점을 감안해 기왕에 검토 중인 GTX 건설은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선진국 수준의 철도중심 교통체계가 이뤄질 수 있다.

서광석 < 한국철도건설공학협회장·한국철도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