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과 유럽의 금융규제 방안을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대형화와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미래비전' 세미나에서 "사전적 규제를 외국과 같이 일률적으로 강화할 경우 금융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곽 위원장은 "최근 국제적 논의를 그대로 적용해 금융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의 금융 자율화 정도를 다시 초등학생 수준으로 되돌리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금융이 처한 상황은 선진 금융시장과 달라 글로벌 차원의 흐름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볼커 룰(Volcker rule)'로 불리는 미국의 새로운 규제 방안을 우리에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볼커 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은행규제 방안으로 투자은행(IB)과 상업은행(CB)을 분리하고 과도한 투자를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8일 금융산업 선진화를 위한 비전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방안에는 금융회사의 건전성 강화와 장기 비전,해외 진출 전략,감독체계 개선,투자금융(IB) 부문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