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산성 향상 속도가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는 주요국을 대상으로 1981~2005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연평균)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0.2%로 미국(0.40%),독일(0.43%),프랑스(0.52%),영국(0.36%)보다 낮았다고 3일 발표했다. 주요 선진국 중 유일하게 일본(0.17%)만 한국보다 낮았다.

총요소생산성은 자본 노동 원자재 등 '눈에 보이는' 생산 요소 외에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 같은 '눈에 안 보이는' 부문이 경제 성장에 미친 영향을 측정하는 지표로 높을수록 사회 전반의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뜻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한국의 총요소생산성이 낮다는 것은 그간의 경제 성장이 엄청난 자본과 노동을 투입한 결과일 뿐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 같은 진정한 의미의 생산성 혁신은 부족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2001~2005년에는 한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7.9%)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총요소생산성이 기여한 정도가 1.06%에 불과했다. 미국(51.1%)은 물론 독일(24.37%),프랑스(12.99%),일본(8.93%)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선 한국과 비슷한 '요소투입형 경제'로 평가받지만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80년대만 해도 생산성 혁신이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대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이후 9%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 비중이 1980년대 2.87%에서 2000년대 1.06%로 오히려 감소했다. 문제는 자원 투입의 양적 확대를 통한 성장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는 점이다.

정종영 지경부 기업환경개선팀장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연구개발이나 경영혁신,규제완화,노사관계 선진화 등 경제 · 사회 전 분야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근로자가 일을 오래하거나 시설 투자를 늘리면 생산이 늘어난다. 총요소생산성은 이 같은 노동이나 자본이 아닌 보이지 않는 변수가 생산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진다. 기술 혁신이나 근로자의 지적 능력(인적자본) 등이 대표적인 요인이다. 경제학에서는 Y(생산)=A(총요소생산성)?CK(자본)?CL(노동)이라는 등식으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