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미국이 일본 정부에 미국산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드미트리어스 마란티스 부대표는 친환경차 보조금 문제와 관련, 지난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실무자협의에서 연비측정 방식의 변경 등을 통해 미국차에 보조금을 확대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일본 정부가 지난해부터 일정 연비 이상의 친환경 자동차에 대해선 구입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는 데 대해 미국차가 보조금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다.

일본측은 일단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으나, 미국은 이를 정치문제화 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고 있어 양국간 통상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그동안 미국측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지난달 19일 수입 친환경차를 대상으로 보조금 조건을 완화했다.그동안 일본에서의 연비측정 결과만 인정하던 것을 미국에서의 측정 결과도 받아 주기로 한 것이다.하지만 미국은 친환경차 판별을 위한 일본의 연비측정 방식이 시내 주행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며 고속도로 주행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연비측정 방식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속도로 주행을 연비측정에 포함시킬 경우 미국차의 연비가 향상되기 때문에 환경차 보조금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마란티스 부대표는 (미국 친환경차 보조금 확대에 대한) 미 의회의 강력한 의향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가 정치적 문제”라며 일본 측에 정치적 결단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