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공자를 주제로 한 복권이 처음으로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공자의 고향 취푸 시정부는 최근 '중화명인-공자(사진)'라는 이름의 문화복권을 발행,판매를 시작했다. 복권 가격은 장당 10위안(약 1700원).현장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스크래치식이다. 1등상에 해당하는 '논어' 구절은 '예의 실용은 조화로움을 귀하게 여기는 데 있다(禮之用,和爲貴)'로 상금은 30만위안(약 5100만원)이다. 2등상 구절은 '목수가 일을 잘하려고 하면 먼저 그의 도구를 가다듬어야 한다(工欲善其事,必先利其器)'이며 3등상은 '부지런히 학문을 좋아하며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敏而好學,不恥下問)'이다. 복권은 논어의 8개 구절을 따와 상금을 8개 등급으로 나눴다.

산둥성 복지복권발행센터의 웹사이트는 공자 문화복권은 유교 전통문화의 정수를 전달하려는 취지에서 발행됐으며 복권에 담긴 심오한 문화로 인해 중국 복권 역사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상에는 공자를 돈벌이에 동원하며 성인을 모독하고 있다는 등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는 공자의 어록에도 맞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신화통신의 한 평론은 "(복권 발행은) 공자에게 면목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중국에서는 최근 상영에 들어간 영화 '공자'를 띄우기 위해 미국 영화 '아바타'를 2D(2차원) 영화관에서 상영할 수 없도록 조치하는 등 공자의 사상을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충성심을 고취하고 국가 권위를 확립시키며 민족적 응집력을 높이고,국제적으로는 평화와 조화 이념을 강조하는 데 공자 말씀보다 좋은 게 없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