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 1주기(2월16일)를 앞두고 고인의 나눔 정신을 계승하는 모금 전문 법인이 출범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받들기 위한 모금전문 법인 '바보의 나눔' 재단을 만들기로 하고 관계 부처에 재단법인 설립 인가를 신청했으며 인가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르면 선종 1주기에 맞춰 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서울대교구 산하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김용태 신부는 "'바보의 나눔' 재단은 모금과 나눔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이 될 것"이라며 "서울대교구의 생명운동 및 해외원조 단체인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출연법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바보의 나눔' 재단은 특정 종교를 벗어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나눔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나눔 교육을 확산할 계획이다.

재단 이름은 김 추기경이 그린 자화상에서 따왔다. 김 추기경은 2007년 모교인 동성고 개교 100주년을 맞아 열린 전시회에서 동그란 얼굴에 눈 · 코 · 입을 간략히 그리고 하단에 '바보야'라고 쓴 다음 '김수환 자화상'이라고 서명한 드로잉을 선보였다.

자신을 스스로 '바보'라고 한 이 그림은 큰 감동을 낳았고，지난해 선종 후 각종 책과 행사의 제목으로 사용됐다. 또 고인을 '바보 천사'라고 부르는 계기가 됐다. 재단 이름은 정진석 추기경(서울대교구장)이 '바보'라는 단어를 넣자고 제안해 정해졌으며 재단의 로고에도 '바보' 자화상이 사용될 것이라고 김 신부는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