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한 것은 중국의 긴축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2일 열린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로 동결했다.지난해 10월이후 3개월 연속 이어온 금리인상 행보를 갑자기 멈춘 것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랜 스티븐슨 RBA 총재가 “금리동결 결정은 이전 금리인상의 효과를 좀더 지켜보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중국 당국이 경기부양 수준을 줄이려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중국과의 교역이 호주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가 호주의 가파른 경기회복세에 일조했던 만큼 중국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할 경우 호주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금리를 동결했다는 것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호주의 금리동결은 아시아(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호주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최근 몇년간의 추세대로 라면 오는 6월말 끝나는 회계연도엔 중국과의 교역이 1000억호주달러(약 88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금융위기의 깜깜한 터널을 지나던 직전 회계연도에도 호주와 중국간 교역은 30%나 증가했다.호주의 주요 수출품은 철광석 석탄등 원자재다.뿐만 아니라 고등교육과 관광 등 호주의 주요 서비스산업 분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호주 싱크탱크인 로우이인스티튜트의 말콤 쿡 동아시아 프로그램 담당이사는 “호주는 중국 경기부양의 최대 수혜국”이라며 “호주 금융시장도 뉴욕보다는 상하이 금융시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