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이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복병으로 환율을 지목했다.

강 위원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IMI)이 3일 개최한 신춘포럼에서 "지난해 한국의 투자와 소비를 견인한 것은 환율"이라며 "지금보다 더 환율이 떨어지면 기대만큼의 성장이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도 환율을 시장에만 맡기는 나라는 없다"며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카지노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출구전략 문제와 관련,"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움직이면 손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현금을 많이 갖고 있어 은행들이 기업돈을 쓰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라며 "저금리로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나면 부동산 대출을 조이는 등 상황에 맞는 정책을 펴면 된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경기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작년의 낮은 성장률로 인한 기저효과를 배제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2% 내외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폐막 강연을 통해 "향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갈등과 경쟁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서구문명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있다"며 "그 뒤를 채우는 것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상생,융합 등을 중시하는 동양문명"이라고 말했다.

국제경영원은 이날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준 경영자들에게 '2010 IMI 경영대상'를 수여했다.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안의환 전진중공업 회장,손종호 LS전선 대표,황을문 서린바이오사이언스 대표,최웅진 한화L&S㈜ 대표,이상업 일진에너지 회장,이순동 삼성미소금융재단 이사장,김영찬 골프존 대표,김홍두 한라건설 사장,이종희 대한항공 고문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