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앨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는 3일 "한국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외환보유액만 늘리지 말고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통화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앨런 교수는 이날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 초청 세미나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늘리면서 글로벌 불균형이 심화했고 이것이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 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채권을 매입하면서 미국으로 많은 자본이 흘러들어 갔다"며 "이로 인해 미국의 주택시장 등 자산시장에 거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앨런 교수는 "국가 간 통화협력을 확대하면 글로벌 불균형을 낳지 않으면서 동아시아 국가의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다"며 "오는 3월 공식 출범하는 CMI(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기금이 좋은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앨런 교수는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잘 극복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저금리와 재정 확대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며 "이는 한국이 외환위기를 당했을 때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했던 고금리와 재정 긴축이 잘못된 처방이었음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