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구글의 최신 모바일 운영시스템(OS) '안드로이드 2.1' 버전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이르면 이달 말께 SK텔레콤을 통해 내놓는다. 삼성의 국내 첫 안드로이드폰으로 하드웨어 성능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업계는 삼성 안드로이드폰이 애플 아이폰에 필적하는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을 작년 대비 3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안드로이드와 햅틱을 묶었다

삼성 안드로이드폰은 다양한 한국형 서비스를 담은 게 장점이다.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삼성의 '햅틱 사용자 환경(UI)'을 덧씌웠다.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각종 서비스를 바탕화면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은 "기존 햅틱폰처럼 누구나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아이폰엔 담겨 있지 않은 지상파 DMB,영상통화 기능도 갖췄다. 3.7인치 WVGA(800×480화소)급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화질이 깨끗한 것도 강점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휴대폰으로 동영상 시청을 즐긴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고화질(HD) 동영상도 찍을 수 있으며,각종 동영상을 파일 변환 없이 그대로 볼 수도 있다.

◆하드웨어 성능 크게 높여

삼성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서치(검색) G메일(이메일) 유튜브(동영상) 등 구글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한 번의 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구글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온라인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2만여 개의 프로그램과 SK텔레콤의 'T 스토어'에 있는 각종 한국형 프로그램도 쓸 수 있다. 다만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숫자는 아직 아이폰(14만개)에 미치진 못하고 있다.

삼성 안드로이드폰은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국내 1호 안드로이드폰인 모토로라의 모토로이(800만 화소)보다는 다소 떨어지지만 아이폰(300만 화소)보다는 낫다. 배터리 용량은 삼성 안드로이드폰이 1500밀리암페어시(㎃h)로 가장 크다. 아이폰은 1440㎃h,모토로이는 1420㎃h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90만원대 안팎으로 엇비슷하다.

◆삼성 바다폰도 3월 말께 출시

삼성전자는 세계 시장에서 올해 40여종의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판매량을 작년(약 600만대) 대비 3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해 2억2700만대에서 올해 2억6000만~2억700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체 모바일 플랫폼(OS를 포함한 통합 소프트웨어)인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이르면 3월 말께 내놓는다.

신 사장은 "기존 휴대폰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에 강하지 못했던 것은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부족 탓이었다"며 "삼성은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를 전방위로 확대해 콘텐츠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