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회계연도 배당을 하지 않았던 은행들이 배당을 재개한다. 2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을 경우 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들에 자본 확충을 권고해 배당액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4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와 우선주에 주당 400원씩 모두 4278억원을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과거 주당 900원을 배당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이 은행권 최고 수준인 1조3053억원에 달해 주주들의 배당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도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작년 순이익이 68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주당 배당 규모는 예년의 5분의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2007년 3650원,2008년 2450원을 배당한 뒤 작년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한 해 전에는 우선주에만 15원을 배당했던 기업은행 역시 보통주 배당을 실시할 전망이다. 주당 배당금은 2007년 550원과 2008년 575원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도 소액이나마 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외환은행은 주당 51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한 해 전 125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외환은행은 대부분 은행들이 배당을 하지 않았던 2008년에도 배당을 실시하는 등 2005년 이후 4년 연속 배당했다. 외환은행의 4년간 배당 총액은 1조5058억원이며 대주주인 미국계 론스타펀드가 절반 이상인 8560억여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가게 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자본을 충분히 확충한 상태여서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해 배당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라며 "금융당국과 이사회가 견제할 가능성이 커 배당액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은행주는 우리금융지주(1.40%)와 신한지주(0.12%)만 오름세를 보였을 뿐 KB금융지주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은 1~3%대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