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 KB금융의장 사의] 임기 1년 남았는데…금융당국 개입 있었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사외이사 9명중 4명 교체
5일 열린 KB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명한 조담 이사회 의장의 휴대폰은 꺼져 있었다. 밤 늦게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KB금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자신감이 밴 목소리로 소신을 펴왔던 그가 이번에는 침묵을 선택했다.
◆조 의장,왜 물러났나
KB금융 측은 조 의장의 사퇴 이유에 대해 "사외이사의 총 임기를 5년으로 제한하는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에 적극 부응하고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모범을 보여주고자 이사회가 조 의장에게 이사직 사임을 요청했으며 조 의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 의장이 이사회 의장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결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조 의장이 KB금융의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직 · 간접적인 압박에 물러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의장은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 이사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사퇴론은 해명할 가치조차 없다"며 유임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사외이사 임기를 총 5년으로 제한하는 것 등을 포함한) 사외이사 모범 규준을 받아들이겠지만 소급 적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모범 규준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5년 이상 재임할 수 없어 2005년 3월 처음 선임된 조 의장은 올해 3월 임기가 5년을 채우게 된다. 그러나 5년 임기를 제한하는 규준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내년 3월이 임기인 조 의장은 당장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
조 의장이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금융당국에서는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모범을 보여야 할 이사회 의장이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의장은 모범 규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점을 내세워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적잖이 고심한 것으로 안다"며 "조 의장이 재직 중인 전남대와 KB금융 간 연관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는 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 사외이사 절반 교체
조 의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오는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모두 4명의 사외이사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김한 사외이사는 개인적인 사유를 들어 사의를 밝혔고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변보경 사외이사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역시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자크 캠프 ING보험 아시아 · 태평양지역 사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캠프 사장은 ING보험 측의 의견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지만 현재 캠프 사장이 ING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상황이고 근무 계약도 조만간 끝나 교체가 불가피하다. 캠프 사장의 후임으로는 론반 오이엔 전 한국ING생명 사장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KB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게 돼 향후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모범 규준에 어긋나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러남에 따라 우리 · 신한 · 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진의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그동안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들을 선출해 '그들만의 리그'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조 의장,왜 물러났나
KB금융 측은 조 의장의 사퇴 이유에 대해 "사외이사의 총 임기를 5년으로 제한하는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에 적극 부응하고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모범을 보여주고자 이사회가 조 의장에게 이사직 사임을 요청했으며 조 의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조 의장이 이사회 의장으로서 모범을 보이는 결단을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조 의장이 KB금융의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직 · 간접적인 압박에 물러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의장은 열흘 전인 지난달 27일 이사회가 열렸을 때만 해도 "사퇴론은 해명할 가치조차 없다"며 유임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는 "(사외이사 임기를 총 5년으로 제한하는 것 등을 포함한) 사외이사 모범 규준을 받아들이겠지만 소급 적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모범 규준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5년 이상 재임할 수 없어 2005년 3월 처음 선임된 조 의장은 올해 3월 임기가 5년을 채우게 된다. 그러나 5년 임기를 제한하는 규준은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내년 3월이 임기인 조 의장은 당장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
조 의장이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금융당국에서는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모범을 보여야 할 이사회 의장이 자리에 연연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의장은 모범 규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점을 내세워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지만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적잖이 고심한 것으로 안다"며 "조 의장이 재직 중인 전남대와 KB금융 간 연관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는 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 사외이사 절반 교체
조 의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오는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모두 4명의 사외이사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김한 사외이사는 개인적인 사유를 들어 사의를 밝혔고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변보경 사외이사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역시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자크 캠프 ING보험 아시아 · 태평양지역 사장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캠프 사장은 ING보험 측의 의견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지만 현재 캠프 사장이 ING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상황이고 근무 계약도 조만간 끝나 교체가 불가피하다. 캠프 사장의 후임으로는 론반 오이엔 전 한국ING생명 사장이 거론된다.
이렇게 되면 KB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새로운 인물로 채워지게 돼 향후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모범 규준에 어긋나는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대거 물러남에 따라 우리 · 신한 · 하나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사 사외이사진의 거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그동안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들을 선출해 '그들만의 리그'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