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작품 '100만弗 클럽' 에 못 낀 까닭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타계 4년 경매 최고가 6억원…이우환 3분의 1수준
위작 쉽고 관리 안돼…디지털 혁명 맞물려 특수 기대
위작 쉽고 관리 안돼…디지털 혁명 맞물려 특수 기대
지난달 29일로 타계한 지 4년이 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1932~2006년)의 작품이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명성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내 화랑가에 따르면 백씨 작품 가운데 비디오 아트는 크기와 작품성에 따라 점당 4000만~4억원,판화는 50만~150만원,드로잉은 600만~700만원,페인팅은 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작고하기 전에 비해 작품값이 평균 두 배 이상 오른 것이지만 최대 호황기였던 2007년보다는 30~50% 정도 떨어진 것이다.
또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국제 경매시장에서도 백씨가 작품 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했던 1970~1990년대 초 제작된 비디오 설치 작품이 작고 전 수준인 점당 5000만~9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실제로 11일 열리는 소더비 런던 경매에는 1990년 작 '아르크투루스'(大角星 · 86×48㎝)와 1992년 작 '종말의 남자'(80×61×27.9㎝)가 각각 추정가 5000만~7500만원,하루 뒤인 12일 크리스티 런던 경매에는 1978년 완성 작 '로댕'(132.1×110×50㎝)이 추정가 5600만~9300만원에 출품됐다.
이 같은 국제 시세는 작품값이 동그라미 여섯 개(six figure artist · 100만달러)군에 속해 있는 한국의 이우환을 비롯해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 · 구사마 야요이,중국의 장샤오강 · 웨민준 등 아시아권 생존 작가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백씨보다 한 세대 앞서 활동한 이탈리아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년)의 1961년 작 청동 조각상 '걷는 사람Ⅰ'이 지난 3일(현지 시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6500만1250파운드(약 1197억원)에 팔린 것에 비하면 국제적인 스타 작가로서의 면모가 무색한 셈이다.
특히 국내 추상미술계를 대표해온 이우환씨의 '점'이 200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8억원에 낙찰된 것과 비교할 때도 백씨의 작품값은 국제적인 명성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게 미술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씨가 작고한 이후의 경매 낙찰 최고가는 2007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6억원에 팔린 TV수상기를 이용해 만든 '라이트 형제'였다.
◆거래는 활기=2005년 이후 서울옥션과 K옥션 등 국내 경매에 나온 백남준의 작품(판화 · 회화 · 사진 포함)은 총 170여점.1998~2005년 새 출품된 작품(41점)보다 4배 이상의 물량이 지난 4년 동안 쏟아져 나왔다.
미술시장이 급격히 조정을 받았던 작년 한 해에만 총 37점이 출품돼 26점이 팔려 낙찰률 70%,낙찰총액 5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낙찰 건수로는 2005년(5점)에 비해 5배 정도 늘었고 낙찰 총액으로 따지면 작고 전인 2005년(1억4900만원)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낙찰률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2004년 20% 수준에 머물렀던 낙찰률은 지난해 70%로 치솟았다. 또 런던 · 뉴욕 소더비를 비롯해 크리스티,런던 본햄스 등 해외 경매시장에서는 2002~2009년 사이 총 출품작 174점 가운데 112건이 팔렸다.
◆블루칩 가능할까=미국 회화 작가 장미셸 바스키아,프랑스 조각가 아르망 페르난데스,벨기에 르네 마그리트 등 세계 유명 작가의 경우 작고 이후 작품값이 10~100배나 치솟은 것에 비하면 백씨의 작품은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가격 상승세가 완만하다는 게 미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국내외 미술관과 기업 소장품을 제외한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비디오 설치 작품은 100~200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상당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특히 최근 3D와 스마트폰이 제2의 디지털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데 따라 영상 설치 미술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디오 영상 설치 작품은 설치 및 관리가 어려운 데다 감정도 들쑥날쑥하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시장의 한 관계자는 "백남준 작품의 경우 유화나 조각에 비해 '가짜'를 만들기가 쉽고 유족들의 작품 관리가 미흡한 것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독일 잡지 '마나거 마가진'은 위대한 작고 현대미술 작가 10명을 선정,앤디 워홀(1위),독일의 행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2위),미국의 솔 르윗(5위),도널드 저드(7위),로버트 라우센버그(9위)에 이어 백남준을 10위로 발표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7일 국내 화랑가에 따르면 백씨 작품 가운데 비디오 아트는 크기와 작품성에 따라 점당 4000만~4억원,판화는 50만~150만원,드로잉은 600만~700만원,페인팅은 3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작고하기 전에 비해 작품값이 평균 두 배 이상 오른 것이지만 최대 호황기였던 2007년보다는 30~50% 정도 떨어진 것이다.
또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등 국제 경매시장에서도 백씨가 작품 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했던 1970~1990년대 초 제작된 비디오 설치 작품이 작고 전 수준인 점당 5000만~9000만원에 나오고 있다.
실제로 11일 열리는 소더비 런던 경매에는 1990년 작 '아르크투루스'(大角星 · 86×48㎝)와 1992년 작 '종말의 남자'(80×61×27.9㎝)가 각각 추정가 5000만~7500만원,하루 뒤인 12일 크리스티 런던 경매에는 1978년 완성 작 '로댕'(132.1×110×50㎝)이 추정가 5600만~9300만원에 출품됐다.
이 같은 국제 시세는 작품값이 동그라미 여섯 개(six figure artist · 100만달러)군에 속해 있는 한국의 이우환을 비롯해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 · 구사마 야요이,중국의 장샤오강 · 웨민준 등 아시아권 생존 작가들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백씨보다 한 세대 앞서 활동한 이탈리아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년)의 1961년 작 청동 조각상 '걷는 사람Ⅰ'이 지난 3일(현지 시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6500만1250파운드(약 1197억원)에 팔린 것에 비하면 국제적인 스타 작가로서의 면모가 무색한 셈이다.
특히 국내 추상미술계를 대표해온 이우환씨의 '점'이 2008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8억원에 낙찰된 것과 비교할 때도 백씨의 작품값은 국제적인 명성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는 게 미술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씨가 작고한 이후의 경매 낙찰 최고가는 2007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6억원에 팔린 TV수상기를 이용해 만든 '라이트 형제'였다.
◆거래는 활기=2005년 이후 서울옥션과 K옥션 등 국내 경매에 나온 백남준의 작품(판화 · 회화 · 사진 포함)은 총 170여점.1998~2005년 새 출품된 작품(41점)보다 4배 이상의 물량이 지난 4년 동안 쏟아져 나왔다.
미술시장이 급격히 조정을 받았던 작년 한 해에만 총 37점이 출품돼 26점이 팔려 낙찰률 70%,낙찰총액 5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낙찰 건수로는 2005년(5점)에 비해 5배 정도 늘었고 낙찰 총액으로 따지면 작고 전인 2005년(1억4900만원)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낙찰률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2004년 20% 수준에 머물렀던 낙찰률은 지난해 70%로 치솟았다. 또 런던 · 뉴욕 소더비를 비롯해 크리스티,런던 본햄스 등 해외 경매시장에서는 2002~2009년 사이 총 출품작 174점 가운데 112건이 팔렸다.
◆블루칩 가능할까=미국 회화 작가 장미셸 바스키아,프랑스 조각가 아르망 페르난데스,벨기에 르네 마그리트 등 세계 유명 작가의 경우 작고 이후 작품값이 10~100배나 치솟은 것에 비하면 백씨의 작품은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가격 상승세가 완만하다는 게 미술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국내외 미술관과 기업 소장품을 제외한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비디오 설치 작품은 100~200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상당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특히 최근 3D와 스마트폰이 제2의 디지털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데 따라 영상 설치 미술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비디오 영상 설치 작품은 설치 및 관리가 어려운 데다 감정도 들쑥날쑥하다는 점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시장의 한 관계자는 "백남준 작품의 경우 유화나 조각에 비해 '가짜'를 만들기가 쉽고 유족들의 작품 관리가 미흡한 것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독일 잡지 '마나거 마가진'은 위대한 작고 현대미술 작가 10명을 선정,앤디 워홀(1위),독일의 행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2위),미국의 솔 르윗(5위),도널드 저드(7위),로버트 라우센버그(9위)에 이어 백남준을 10위로 발표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