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검색대와 주요 행사장 등에 설치된 금속탐지기가 찾아내지 못하는 플라스틱 흉기류가 국내에 대거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등 도검판매 업체에 따르면 미국 C사 등이 제조한 '은닉흉기' 10여종이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6500~2만5000원 정도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구입 가능하다.

금속 흉기와 모양이 똑같은 이들 제품은 폴리프탈아미드(PPA) 계열의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인 자이텔이나 그리보리 등으로 제작돼 금속탐지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플라스틱 흉기류는 날 길이가 최고 18㎝여서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지만 금속 재질이 아니라는 이유로 허가를 받지 않고도 구매 가능한 가검(假劍)류로 분류돼 아무 규제 없이 팔리고 있다. 제조사인 미국C사는 '호신용'이라며 판매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도 테러 · 암살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살상력도 일반 금속류 도검에는 못미치나 상당한 수준이다. C사 홈페이지의 소개 영상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 등에 올라 있는 네티즌의 리뷰 영상을 보면 합판 네댓 장을 한 번에 관통하고 통조림 캔도 쉽게 뚫는다.

은닉 흉기가 각종 범행에 악용될 소지가 있음에도 단속은 어려운 실정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현행 총포 · 도검 · 화약류 등 단속법은 6㎝ 이상 칼날이 있고 흉기로 사용될 위험성이 뚜렷한 것을 도검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금속재질이 아니면 사회상규상 도검으로 볼 수 없다"며 단속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