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도 유럽 국가들의 국가 채무 위기와 중국의 긴축 선회 가능성 등이 뉴욕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적자 위기가 시스템 위기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불안감의 배경에는 중국의 조기 긴축 가능성과 미국의 월가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강화 등 복합적 요인들이 깔려 있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를 다시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정책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책 불확실성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일단 그리스의 자체 재정건전화 방안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강력한 구속력을 갖는 부대조건을 제시하면서 구제금융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 비해 더딘 성장을 보이던 유럽경제 전체의 성장이 더욱 둔화될 수 있다. 유럽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미국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중국이 물가상승을 우려해 긴축으로 선회하면 세계경제는 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중국 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오면 긴축 강도가 더해질 것이란 점에서 투자자들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밀접하게 연결된 점에 비춰볼 때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세계증시가 동시에 크게 출렁이는 한 주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4주 연속 하락한 뉴욕증시가 이번 주에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JP모건체이스는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이 중국의 긴축과 그리스의 재정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반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한 불안감이 단시일 내 해소되지 않고 시장 분위기를 압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처럼 취약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희망적인 재료를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번 주 가장 주목되는 경제지표로는 11일 발표되는 1월 소매판매를 꼽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 날 나오는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도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9일 발표되는 작년 12월 도매재고와 11일 나오는 12월 기업재고를 통해서는 제조업 경기를 파악할 수 있다. 11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로는 엇갈리는 고용시장 현황을 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1월 고용 현황에서 일자리는 감소한 반면 실업률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지수에 편입된 2개사와 S&P500 종목 63개사 등의 실적발표도 이어진다.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비아컴 스프린트넥스텔 등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남부 유럽 국가채무 위험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0일 하원에 나와 금리정책과 관련한 통화당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