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자기 감정가 스즈키는 소장박물관이나 소장자를 밝히면 절대 작품을 감정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누가 소장하고 있다, 어디서 소장하고 있다’란 말에 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감정방법은 오로지 현품대조(現品對照).
작품을 바라보는 눈이 순수해야 제대로 된 감정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에 그는 일본 최고의 감정가로서의 명성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

순수한 마음. 그것이 초심(初心)이다.

만약 살면서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제일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내 마음속에 갈등이 있다고 생각되면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초발심시변정각 백척간두진일보 (初發心時便正覺 百尺竿頭進一步)라는 말처럼 처음 정한 마음이 깨달음이며, 백 척의 까마득한 절벽에서 한 발을 내딛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삶의 나태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심의 절실한 마음을 잃지 말고 스스로 극한 상태에 처하게 하여 긴장하도록 해야 한다.

처음과 끝이 다른 사람으로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정치인이다.
처음 출마할 때 당선되면 국민을 위해 소신을 갖고 정치활동을 하겠다고 공약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국민을 위하겠다는 초심은 잃어버리고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에 빠져 국민을 위한 정치인지, 정치를 위한 정치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선거철이 되면 다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떠들고 다닌다.

초심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초심을 잊고 만다. 그러나 초심을 지키면 흔들리지 않는 떳떳한 삶을 살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매 순간 자신을 진화시킬 수 있다.

‘만절(晩節)을 보면 초심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만절이란 ‘오랜 절개’로 이 말은 평생을 잘 살아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맨 마지막 행동까지 지켜봐야 그 사람의 참모습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36년 동안 독립운동을 했어도 마지막 순간에 친일을 했다면 독립 운동했다고 말할 수 없다.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하면서도 선거철만 되면 공천을 받기위해 이 정당 저 정당 옮겨 다니면 그 사람의 초심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맨 마지막 절개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생의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자.
처음 먹었던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에 일이 안 되고 있는 것이니.
끝도 처음처럼 한결같은 마음이 성공의 정도(正道)가 아니겠는가.(hoo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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