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변호사 비용을 대기 어렵다면 무료 변론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잘 알려진 것이 국선 변호사다. 다만 형사 기소된 피고인만이 이용할 수 있으며 이 가운데서도 미성년자나 70세 이상,자금 여력이 없는 사람,구속자 등만이 해당된다.

일반인들은 우선 법원의 소송구조나 법률구조공단을 이용해볼 만하다. 소송구조는 소송비를 지급할 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 대해 법원이 당사자 신청이나 직권으로 소송 비용 납부를 유예하거나 면제해줘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변호사 비용은 건당 100만원까지 국가가 변호사에게 직접 지급한다. 민원실에서 나눠주는 양식에 자신의 재산관계를 성실하게 기재하고 법원 직원이 요청하는 소명 자료를 붙이면 담당 판사가 이를 심사해 결정한다. 특별히 사건 내용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라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구조 결정을 받은 당사자는 마음에 드는 변호사를 찾아가 구조 결정을 받았음을 알리고 사건을 맡기면 된다.

법률구조공단은 월 평균 수입 260만원 이하의 국민이면 이용할 수 있다. 형사사건은 무료이며 민사 · 가사 · 행정 · 헌법소원사건은 패소하거나 소송을 하지 않고 화해로 끝난 경우 변호사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인지대 등 소송 실비는 예납하고,승소하면 소송가액의 0.5~2.6%를 변호사 비용으로 내야 한다. 소년 · 소녀가장,생활보장수급자,장애인,국가보훈대상자 등은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다. 대한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도 생활보호법상 보호 대상자 등에게 무료로 변호를 해준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소송가액 2000만원 이하 모든 민사 소액사건의 경우 수임료를 50만원 이하로 하는 '민사 소액사건 소송지원 변호사단' 제도를 시행 중이다. 서울변호사회 사업팀에 전화해 취지를 설명하고 방문하면 맞춤 변호사 1명을 소개받는다. 소액사건에서는 변호사 없이 진행하는 '나홀로 소송'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고 나홀로 소송을 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