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9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2년 연속 적자를 낸 SK브로드밴드가 올해는 과연 흑자로 전환할까.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SK브로드밴드가 올해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큰 무게를 두고 있다.

SK텔레콤 유통망을 통해 결합상품 가입자가 유입되고 있고, VoIP(인터넷전화), IPTV(인터넷TV) 등의 가입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확보한 가입자를 바탕으로 올해는 수익성도 챙겨 SK브로드밴드가 적자행진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부진했던 기업시장 부문에서도 SK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브로드밴드가 올해 1분기 2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 분기보다 적자 폭이 축소될 전망"이라며 "올해는 지난해의 가입자 성장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나면서 빠르면 오는 2분기에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과의 유·무선 결합상품 '티밴드(T-band)'가입자는 75만2000명으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19.5% 수준이며, 지난해 한 해에만 52만명이 늘었다"며 "이 서비스 가입자들은 고객유지비용이 저렴하고 해지율이 낮아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SK그룹 통신사 재편에 대한 기대도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SK브로드밴드 측은 부인했지만, 수익성이 확보된 이후에는 SK텔링크와의 합병 혹은 SK텔레콤과의 합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에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SK브로드밴드의 수익성이 합병의 걸림돌이라고 보면, 올 한 해 수익성을 챙기겠다는 회사 관계자의 발언은 장기적 관점에서 합병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변승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SK텔링크 합병이 SK브로드밴드 경쟁력 제고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회복이 부진할 경우 SK텔링크와의 합병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유선시장의 가입자 유치 경쟁 전망 등을 고려하면 너무 낙관적인 속단은 금물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권정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SK브로드밴드의 영업비용이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고, 연간 영업이익이 69억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가입자 유치경쟁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달성 여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초고속인터넷·VoIP·IPTV 등 일정수준의 가입자 확보에 기반을 둔 마케팅 안정화에 따른 손익 레버리지가 시현되는 시점까지는 관망해야 한다"며 "이후 SK텔레콤에 피합병될 전망이지만, KT와 LG텔레콤의 사례를 참조하면 합병이 SK브로드밴드의 밸류(가치) 상향 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8일 오후 2시2분 현재 SK브로드밴드는 전 거래일보다 0.10% 내린 489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