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우물과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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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두고 지난 일요일 시골 친정에서 가족들이 모두 모였다. 우리 1남5녀는 부모님과 함께 거나하게 점심을 들고 앞산에 오르기로 했다. 따사로운 오후 햇살이 소나무 사이에 머물 무렵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 30여명이 산으로 향하는데,하이힐을 신고 간 필자는 도저히 따라 갈 수 없어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양지바른 마을 한가운데에 작은 우물가가 보인다. 이젠 사용하지 않아 말라버린 우물.입구를 판자로 덮어놓았다.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식수를 해결하던 시절,아낙네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35년 전쯤의 장면이 떠오른다. 물이 넘치고,웃음과 정보를 주고받던 우물가. 그곳은 모두의 생명수였기에 언제나 청결히 했다. 지나가던 나그네도 두레박만 내리면 시원한 물을 맘껏 마실 수 있었다.
이제는 수돗물을 이용하고 인터넷,휴대폰까지 더해지면서 명절에도 만남보다 통화와 문자로 인사를 나누게 돼 정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속상해하는 어른들도 계신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블로그,미니홈피,메신저 등을 통해 각자의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침 메뉴가 너무 짜다는 불평을 접하고,유명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미래 예측 전문가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 공유하고 지식을 생산해내는 현대인들은 늘 바쁘고 지혜롭다. 그리고 수많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제품을 생산하고,판매하는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이 같은 문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덕분에 필자는 인맥 관리 솔루션을 수많은 기업과 관공서에 공급할 수 있었고,앞으로는 필수적인 시스템이 될 수밖에 없기에 밤낮없이 연구하고 알리느라 신이 나 있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구세대는 문자인식 기술과 인터넷,이동통신의 발달로 생긴 사이버 인맥 시스템 때문에 인간미를 잃어갈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품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냉소적인 웃음에 따뜻한 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유를 통해 지성과 감성을 발전시켜 왔다. 또 그리스 광장에서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생각하는 필자는 정보 지식 서비스 문화를 조금이라고 이해하고 누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겨운 재잘거림과 따스한 소통이 있고,상부상조의 품앗이 문화가 곁들여지는 우물가의 추억을 인맥 정보 시스템에 담아낼 것이다. 그러자면 우물을 닮은 사람이 되는 것이 첫출발이 아닐까. 우물은 늘 새로운 물을 공급하며,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마력을 지녔으니까.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대표 ses@hiart.com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식수를 해결하던 시절,아낙네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35년 전쯤의 장면이 떠오른다. 물이 넘치고,웃음과 정보를 주고받던 우물가. 그곳은 모두의 생명수였기에 언제나 청결히 했다. 지나가던 나그네도 두레박만 내리면 시원한 물을 맘껏 마실 수 있었다.
이제는 수돗물을 이용하고 인터넷,휴대폰까지 더해지면서 명절에도 만남보다 통화와 문자로 인사를 나누게 돼 정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속상해하는 어른들도 계신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블로그,미니홈피,메신저 등을 통해 각자의 사이버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침 메뉴가 너무 짜다는 불평을 접하고,유명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미래 예측 전문가를 통해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 공유하고 지식을 생산해내는 현대인들은 늘 바쁘고 지혜롭다. 그리고 수많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제품을 생산하고,판매하는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이 같은 문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덕분에 필자는 인맥 관리 솔루션을 수많은 기업과 관공서에 공급할 수 있었고,앞으로는 필수적인 시스템이 될 수밖에 없기에 밤낮없이 연구하고 알리느라 신이 나 있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구세대는 문자인식 기술과 인터넷,이동통신의 발달로 생긴 사이버 인맥 시스템 때문에 인간미를 잃어갈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품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냉소적인 웃음에 따뜻한 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소름이 돋는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유를 통해 지성과 감성을 발전시켜 왔다. 또 그리스 광장에서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고 생각하는 필자는 정보 지식 서비스 문화를 조금이라고 이해하고 누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정겨운 재잘거림과 따스한 소통이 있고,상부상조의 품앗이 문화가 곁들여지는 우물가의 추억을 인맥 정보 시스템에 담아낼 것이다. 그러자면 우물을 닮은 사람이 되는 것이 첫출발이 아닐까. 우물은 늘 새로운 물을 공급하며,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마력을 지녔으니까.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대표 ses@hi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