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으로 지진충격을 잡습니다. "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지진이나 폭발 등의 충격파로 건축물이 쉽게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방진(防震) 방폭(防爆) 시공기술이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특수건축시공 전문 벤처기업인 참우엔씨(대표 박학구)는 지진파 등 외부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주는 플라스틱 코팅 소재 '워터폴'과 이 소재를 건축물에 고속으로 부착할 수 있는 시공기술을 독자 개발,최근 국내 특허를 따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 지진피해 방지를 위해 건물 벽체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덧대거나 철골조물을 보강하는 등의 방진 · 방폭공법은 많이 개발됐지만,플라스틱 수지를 이용한 기법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는 이 기술에 대해 국제특허(PCT)도 출원했다.

워터폴은 충격흡수 소재인 폴리우레아와 탄소섬유를 합성해 만든 특수 플라스틱 수지로,전용 분사기에 넣어 고온 고압상태로 녹인 뒤 건물 벽체표면에 뿌리면 2㎜ 두께의 얇은 피막을 순간적으로 형성한다. 이 피막이 충격에 쉽게 부서질 수 있는 딱딱한 벽체를 강하면서도 유연하게 바꿔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박학구 대표는 "폴리우레아 탄소섬유 수지가 벽체 표면을 단단히 붙잡아 주는 보강구조 역할을 함으로써 충격파를 흡수하고 표면 균열과 파편이 날리는 것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운동선수들이 무릎이나 허벅지,발목 등에 얇은 밴드를 붙여 골절 및 근육,인대 파열 등의 부상을 예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회사는 자체 충격 실험 결과 이 플라스틱 수지를 코팅한 콘크리트 벽체의 인장강도(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성질)와 신장력(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힘)이 코팅하지 않은 벽체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폭파실험에서는 코팅한 벽체의 파괴 정도가 코팅하지 않은 벽체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방수기능도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충격이 전해져도 코팅된 피막이 늘어날 뿐 잘 찢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코팅막에 미세전류를 통하게 한 누수방지센서를 달아 방수가 잘되고 있는 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공법도 함께 개발했다"고 말했다.

참우엔씨는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워터폴과 제품 시공법 보급에 나설 방침이다. 비용은 ㎡당 19만원 선.박 대표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알려진 만큼 새 공법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 날 것"이라며 "국제특허를 획득한 뒤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