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170원대 위로 올라섰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으로 대변되는 달러 매수심리가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수급상으로 역외 세력의 매수세와 매도세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네고물량이 실리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인 지난 5일보다 2원(0.17%)원 오른 1171.9원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국채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그리스 공공노조연맹(ADEDY)이 오는 10일 총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그리스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유로화가 달러대비 한 때 1.3580달러대까지 급락했고, 밤사이 역외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88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거래일에 20원 가까이 폭등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개장 직후 2.1원 오른 1172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를 보이자 10분 만에 1174.3원까지 상승폭을 늘리며 일중 고점을 확인했다.

환율은 곧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이 쏟아지며 1171원대까지 오름폭을 줄였으나,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실리면서 1173원까지 올랐다. 이후 수급 쪽에서도 혼조세를 보이며 환율은 좀처럼 상승폭을 확대하지 못하고 개장가 근방에서 횡보했다.

오후들어서도 환율은 개장가 근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유로달러가 1.36달러대에 머물고 주가지수가 1% 가까이 떨어지며 낙폭을 확대했지만,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겹치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됐다. 이런 가운데 환율은 장 막판 네고물량이 좀 더 나오면서 개장가보다 0.1원 낮은 수준에서 마감됐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유럽발 불안감이 아직도 시장에 남아있는 것 같다"며 "오늘 변동성이 좀 클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루한 장세가 이어졌고, 환율이 밀리지 않은 것을 보면 생각보다 시장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4.33p 하락한 1552.79를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9.92p 내린 487.45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22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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