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최신 유행을 추구하는 멋쟁이 40대를 가리키는 '뉴포티족(New Forty族)'이 신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매력이 높은 데다 20대 못지않게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아 남성복 업계에선 올해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뉴포티족은 칙칙하고 헐렁한 '아저씨 정장' 스타일을 거부한다. 대신 다양한 스타일의 콤비 재킷과 슬림한 면 팬츠 등을 매치하는 20~30대 취향의 비즈니스 캐주얼이 주요 구입 품목이다. 연예인으론 이병헌,지진희,윤상현 등이 뉴포티족의 아이콘이며 '노무족'(NOMU · No More Uncle族 · 아저씨로 불리길 원치 않는 사람),'로열댄디족'(나이에 관계없이 유행을 수용하고,고급 안목을 지닌 사람)으로도 불린다.

이미 봄 상품으로 단장한 백화점 매장에선 갤럭시 · 마에스트로 · 맨스타 등 남성복 브랜드들은 80%에 달했던 정장 비중을 줄이고 캐주얼 비중을 40~50% 이상으로 높였다. 특히 제일모직이 뉴포티족을 겨냥해 내놓는 '니나리치 남성복'은 캐주얼 70%,정장 20%,액세서리 10%로 구성했다. 캠브리지코오롱의 '맨스타'도 이탈리아 디자인그룹과 협업한 '마우로 크리거' 라인을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렸다.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가꾼 뉴포티족에 맞춰 몸매를 강조한 슬림핏 스타일을 작년 40%에서 60%까지 확대했고 행커치프,스카프,천 벨트,가방 등 액세서리는 3배로 늘렸다. 곽태수 맨스타 기획팀장은 "자기 옷을 직접 구매하는 40대 남성들이 많아져 업체마다 다양한 코디네이션을 체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스토어들을 잇따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LG패션의 '마에스트로 캐주얼'도 봄 · 여름 시즌 40대 남성을 핵심 소비층으로 잡고,워싱가공 기법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색이 바랜 듯한 컬러를 강조한 '빈티지 캐주얼 라인'을 출시했다. 빈티지 스타일을 빈폴 · 폴로 · 헤지스 등 트래디셔널 캐주얼이 아닌 성인 남성복에서 시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정호 마에스트로캐주얼 마케팅팀 차장은 "젊은 시절 사회개방을 경험한 요즘 40대 남성들은 자신이 아직 젊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하고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편이어서 디자인과 컬러 모두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LG패션은 재테크,가족,건강 등에 관심이 많은 뉴포티족을 위해 해외여행,정명훈 음악회 티켓,1 대 1 자산관리 등을 내건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도 준비하고 있다.

임성미 캠브리지코오롱 이사는 "지난해 불황의 반작용으로 과도한 컬러가 두드러진 반면 올해는 뉴요커,프레피룩 등 정장과 캐주얼의 믹스&매치가 트렌드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