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톱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공사 수주액 목표를 작년보다 대폭 높여 잡았다.

4대강 정비사업 중 굵직굵직한 발주가 지난해 상당 부분 끝난 데다 정부 재정투자 축소로 올해 국내 공공발주 공사는 줄어드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반면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소 정유시설 원전 등의 플랜트 공사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업계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건설업체들이 따낼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수주물량은 작년(491억달러)보다 50% 이상 많은 740억달러에 이를 것(해외건설협회)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전체 수주액(20조원 목표)의 60%가 넘는 물량을 해외에서 확보할 계획이다. 중동지역 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작년보다 166% 증가한 120억달러어치의 해외 공사를 따낸다는 방침이다. 작년 말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를 발판으로 추가적인 원전 사업뿐만 아니라 화력발전 및 담수화시설,원유 및 가스처리시설 등의 플랜트 사업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삼성물산도 올해 해외 부문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특히 올해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령탑을 맡은 정연주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시절 해외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을 작년(15억7000만달러)의 5배(순증 422%)가 넘는 82억달러로 잡았다. 작년보다 88% 늘려잡은 올해 전체 수주액(19조원) 증가분의 대부분이 해외 사업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대우건설도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작년 대비 61% 증가한 45억달러로 잡았다. 서종욱 사장은 "이 해외수주 목표액에는 올해 해외에서 발주될 초대형 원전 공사 등은 제외됐다"며 "대우건설이 경쟁력을 갖고있는 원전 분야에서 추가 수주가 이뤄질 경우 해외 수주액은 목표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시공 경험이 많은 LNG 및 발전소 분야와 나이지리아 리비아 알제리 등 주요 거점국가 내 건설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해외 전문업체와 제휴를 통해 석유 및 가스시설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GS건설과 대림산업도 플랜트 공사를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해외 수주액 목표를 작년보다 25% 많은 40억달러,GS건설은 작년과 비슷한 6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