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대주주 일가 모두가 보유 중인 금호석유화학 주식 등 계열사 주식 일체를 채권단에 담보로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 ·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과 금호산업 ·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의 기본 골격이 그대로 유지된다. 또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의 동의서를 전제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3800억원의 자금지원도 이뤄지게 된다.

금호그룹 대주주들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은행들과의 간담회에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권 및 처분권 위임 동의서를 채권단에 넘기겠다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은 "그동안 금호그룹 대주주 일가 중 채권단에 계열사 주식 담보 제공과 의결권 및 처분권 위임 동의서를 넘기는 데 대해 난색을 표하던 일부가 최종적으로 그룹 경영권 보호 등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데 동의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호그룹 대주주 일가는 그룹 경영권을 보장받게 됐다. 대주주 일가는 채권단에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전 회장 부자와 고 박정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공동 경영하고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상무가 경영권을 행사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호산업 등 나머지 계열사는 채권단이 정하는 대로 따르기로 했다.

채권단은 조만간 협의를 거쳐 경영권행사 방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까지 금호그룹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한 세부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