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차전지 부문은 수익성보다 시장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

조석제 LG화학 사장(CFO · 사진)은 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회사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핵심 사업인 2차전지 사업에 대한 '공격경영' 의지를 이같이 밝혔다.

2차전지 시장은 LG화학과 일본 산요, 삼성SDI가 글로벌 3강을 형성하고 있다. 원 · 달러 환율 하락에다 경쟁 심화로 인해 판매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LG화학의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향후 '승자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LG화학은 지난주 중국 3위의 자동차업체인 장인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배터리 공급 업체를 5개로 늘렸다.

조 사장은 "추가로 미국 유럽 중국 등 4~5개 자동차 업체들과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에 들어가 2013년 1조원가량의 매출을 거둔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장과 ㈜LG 재경팀장 등을 거쳐 LG화학은 물론 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증시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상당히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는 조 사장이 이처럼 2차전지 부문의 성장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은 그만큼 회사 측의 기대와 자신감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 사장은 또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증설로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올 1분기 출발이 좋다"며 회복을 낙관했다. 그는 "업황을 좌우하는 중국 증설이 작년 말부터 이어진 폭설과 한파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며 "중국의 공장 증설로 자급률이 올라간다고 해도 이는 공급 부족의 수급 상황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그는 "올 매출은 16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하고 국제회계기준(IFRS) 영업이익도 지난해 수준인 2조원을 웃돌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 매출 목표 가운데 11조7000억원은 석유화학 부문에서,4조6000억원은 정보전자소재 부문에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이어 "2018년에는 석유화학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이 절반 정도씩 차지하며 연 매출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4개월째 20만~23만원 사이를 횡보하고 있는 주가에 대해선 20만원 선에서 강한 지지력을 기대했다. 조 사장은 "국내외 기관투가가들을 만나보면 20만원이 바닥권이라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며 "원료나 소재 부문에 미래 지향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진 사업이 많아 장기적으로 주가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용 배터리 외에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용 유리기판 사업이 내년 6~7월 시운전에 들어간 후 2013년에는 본격 생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전력저장용 전지 등 차세대 전지사업과 함께 환경친화적 분야에서도 신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조 사장은 배당정책에 대해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배당 성향은 20% 정도를 유지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올해에 작년보다 40% 정도 늘어난 1조4000억원을 신규 투자한다.

글=서정환/사진=강은구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