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대작 온라인게임들이 시장을 달구고 있다. CJ인터넷이 '드래곤볼 온라인'을 내놓았고 넥슨이 '마비노기 영웅전'에 이어 온라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드래곤네스트'를 조만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18일부터 '파이오니어 시즌'이란 이름으로 예비 공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 게임은 콘솔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를 개발한 판타그램의 핵심 개발자들이 주축이 된 신생 게임개발사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처녀작이라는 점에서도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콘솔게임 뛰어넘는 액션

이 게임은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의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거치면서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콘솔게임 뺨치는 뛰어난 그래픽 수준과 속도감 넘치는 호쾌한 액션을 맛볼 수 있어서다. 이 게임이 갖는 최고의 차별점은 '액션성'이다. 액션게임의 기본인 액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를 게임에 적용했다. 타격감과 액션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키보드의 W,A,S,D키와 마우스를 함께 이용하는 FPS(총싸움게임) 장르의 조작법을 도입했다. 이로써 키보드만으로 조작하던 기존 액션게임에 비해 빠른 시점 전환과 역동적인 캐릭터 움직임을 구현해냈다.

게이머가 체감할 수 있는 타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면 상에 보이는 게이머의 캐릭터를 왼쪽에 배치,자신의 동작뿐만 아니라 피격당한 상대의 움직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캐릭터 동작과 몬스터의 반응,지형과의 상호 작용이 세밀하게 고려되어 개발됐기 때문에 게이머는 자신이 공격한 몬스터가 바위나 벽에 부딪혀 튀어나오는 것을 다시 공격해 연속 공격을 가하는 무한 콤보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또 다른 게이머와 팀을 구성해 근거리 공격 캐릭터가 적을 공중으로 띄우면 연이어 원거리 캐릭터가 공격을 펼치는 등 다양한 패턴의 협력 콤보 플레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

◆동화풍의 배경과 캐릭터

장중한 느낌을 주는 액션게임은 대개 8등신 캐릭터가 나온다. 근육질의 멋들어지는 전사 캐릭터가 액션 게임의 보편적인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래곤네스트에는 약간 비대칭 느낌을 주는 5등신 캐릭터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이 게임을 처음 대할 때 캐주얼게임 같은 아기자기함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머리만 크게 그려 귀여운 느낌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특정 신체 부위를 섬세하게 왜곡시켜 캐릭터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도록 했다.

직업에 따라 차별화된 복장과 선명한 색상을 부여해 직업별 특색을 더욱 두드러지게 해준다. 선명하고 깔끔한 색상 덕분에 게임 속에서 캐릭터가 두드러져 보이는 효과를 냈다. 연속 공격을 가할 때 캐릭터의 액션이 다른 게임에 비해 더 화려하다는 느낌을 준다.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유럽의 시골 마을을 그림으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에서 정겨움이 배어난다. 앞으로 늪지대,사막지대,울창한 수림지대를 배경으로 하는 마을도 등장할 예정이다.

◆영리해진 몬스터

드래곤네스트에는 게임의 재미를 더해주는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먼저 5가지 난이도의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다. 플레이에 들어가면 다섯 단계의 난이도로 공략이 가능하다. 따라서 초반에는 무리하지 말고 초급부터 도전하고 점차 동료를 모아가며 조금씩 상급 난이도로 도전하는 것이 좋다.

몬스터도 영리해졌다. 인공지능을 갖춘데다 한번에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가 동시에 공격을 하기도 한다. 아차 하는 순간에 캐릭터가 바닥에 드러눕게 된다. 이 때문에 캐릭터들 간 역할 분담과 위치 선정을 통한 지능적 플레이가 필요하다. 무리하게 앞으로 돌진하다가는 순간적으로 몬스터들에 둘러싸여 매서운 공격을 받기 쉽다.

퀘스트(게임 속 미션)를 진행하다가 주요 장면에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었을 소녀를 다시 빼앗길 때의 분노와 몬스터의 공격에 쓰러져간 마을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아픔,용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이 주는 재미 중 하나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