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중국에 이어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중앙통계국(CSO)은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성장률이 7.2%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도 재무부의 7.75%와 인도중앙은행(RBI)의 7.5% 전망치보다는 낮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7.0%를 웃도는 수치다. 2005년부터 연 9%대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던 인도 경제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는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빠른 회복세가 경제 회복을 이끈 원동력으로 평가됐다. CSO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부문 성장률은 8.9%로 전년(3.2%)보다 크게 높아졌다. 프라납 무커지 재무장관은 "인도의 경기부양책은 성공적이었다"며 "작년 3,4분기 기대 이상의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경제가 제자리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2009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의 6.8%였던 재정적자 규모는 올해 말까지 6.1%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두브리 수바라오 RBI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5%에서 8.5%로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인도가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돌입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RBI는 기존 5.0%인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두 차례에 걸쳐 5.7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준율은 은행의 고객 예탁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자금 비율로,지준율이 올라가면 은행의 대출 자금이 줄어들어 통화긴축 효과를 낸다. 기준금리 인상과 재정지출 감축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은 오는 3월 성장률 확정치가 발표된 이후에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아직까지 가계소비와 섬유,가죽제품 등 비내구재 부문의 회복세가 탄탄하지 않은 만큼 인도 정부가 성급하게 경기부양책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