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관리사무소를 접수하라"…잠실 한밤의 습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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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잠실2단지 재건축)' 단지에서는 이달 초 관리사무소 쟁탈전이 벌어졌다. 자정을 기해 동문 근처의 아파트 관리사무소 '접수'를 위해 갑자기 들이닥친 B관리업체 직원들을 기존 관리업체였던 A업체 직원들이 막아선 것이다. 경찰까지 출동한 가운데 양쪽에서 60여명의 장정들이 동원된 이날 대치는 새벽 4시 B업체 직원들이 물러섬으로써 일단락됐다.
두 업체 중 한 곳이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막을 보면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지난 1일부터 아파트 관리업무를 맡게 됐다며 입주자대표회 명의의 공문을 흔드는 B업체 직원들에게 A업체 역시 정상적인 관리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업무를 봐달라는 입주자대표회의 공문을 내민 것이다. 서류상으로는 한 개 단지에서 두 개의 관리업체를 선정한 셈이다.
관리업체 선정을 둘러싼 주민분열이 문제였다. 지난달 초 관리업체 선정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업체가 결격사유를 명분으로 탈락되고,B업체가 선정됐다. 이에 27명의 동대표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분란이 생긴 것이다.
정종원 입주자대표회장은 자산과 부채규모를 다르게 신고한 문제 등을 들어 1위 업체를 탈락시켰지만,강태운 입주자회 부회장을 비롯한 다른 동대표들은 결격사유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고 B업체 선정 여부도 정식회의에서 다수결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정 회장 측은 1위 업체가 탈락하면 차순위 평가업체가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B업체에 관리업체 선정 공문을 보냈다. 이에 강 부회장 등이 정 회장을 탄핵하고 A업체에 근무연장을 요구하면서 감정대립이 격화됐다. 정 회장 탄핵절차를 놓고도 "회장 승인이 없는 회의소집은 무효"라는 정 회장 측의 주장에 강 부회장 등은 "동대표 과반이 참여한 회의이므로 적법하다"고 맞서고 있어 법적다툼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이처럼 주민들의 극한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데는 아파트 관리업체 선정이 일종의 이권으로 비쳐지는 관행이 깔려 있기때문이다. 총 5563채의 매머드급 주거단지인 리센츠는 1년 관리비가 200여억원에 달한다. 관할구청인 송파구 관계자는 "관리업체 선정과 회의 집행은 단지 내부 규약으로 이뤄지는 만큼 구청의 개입여지가 적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두 업체 중 한 곳이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막을 보면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지난 1일부터 아파트 관리업무를 맡게 됐다며 입주자대표회 명의의 공문을 흔드는 B업체 직원들에게 A업체 역시 정상적인 관리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업무를 봐달라는 입주자대표회의 공문을 내민 것이다. 서류상으로는 한 개 단지에서 두 개의 관리업체를 선정한 셈이다.
관리업체 선정을 둘러싼 주민분열이 문제였다. 지난달 초 관리업체 선정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업체가 결격사유를 명분으로 탈락되고,B업체가 선정됐다. 이에 27명의 동대표가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분란이 생긴 것이다.
정종원 입주자대표회장은 자산과 부채규모를 다르게 신고한 문제 등을 들어 1위 업체를 탈락시켰지만,강태운 입주자회 부회장을 비롯한 다른 동대표들은 결격사유를 보다 명확히 규명하고 B업체 선정 여부도 정식회의에서 다수결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정 회장 측은 1위 업체가 탈락하면 차순위 평가업체가 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며 B업체에 관리업체 선정 공문을 보냈다. 이에 강 부회장 등이 정 회장을 탄핵하고 A업체에 근무연장을 요구하면서 감정대립이 격화됐다. 정 회장 탄핵절차를 놓고도 "회장 승인이 없는 회의소집은 무효"라는 정 회장 측의 주장에 강 부회장 등은 "동대표 과반이 참여한 회의이므로 적법하다"고 맞서고 있어 법적다툼으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이처럼 주민들의 극한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데는 아파트 관리업체 선정이 일종의 이권으로 비쳐지는 관행이 깔려 있기때문이다. 총 5563채의 매머드급 주거단지인 리센츠는 1년 관리비가 200여억원에 달한다. 관할구청인 송파구 관계자는 "관리업체 선정과 회의 집행은 단지 내부 규약으로 이뤄지는 만큼 구청의 개입여지가 적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