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도요타 리콜' 에 성난 美 여론 진화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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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紙에 사장 사과문 기고…日 교통상은 주일 美대사 만나
오늘 美의회 청문회…무디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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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53)이 나흘 만에 또 고개를 숙였다. 지난 5일 밤 나고야 본사에서 긴급 사과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9일 낮 도쿄 본부 빌딩에서 또다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등 4개 차종의 브레이크 결함에 따른 리콜 경위를 설명하고 사죄하기 위해서다.
이날 회견에서 도요다 사장은 "브레이크 이상이 발견된 신형 프리우스(2010년형)는 물론 프리우스와 같은 브레이크 전자제어(ETC) 시스템을 사용한 하이브리드카 '사이(SAI · 사진)''렉서스 HS250h'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V)' 등 4개 차종 43만7000대를 모두 리콜한다"며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리콜 대상인 'SAI'와 '렉서스 HS250h'는 이번 주말부터 일시적으로 생산도 중단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그는 모두 발언 직후 지난 5일 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45도 정도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LA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지난번 회견 직후 "일본 예절에선 사죄할 때 90도 각도로 허리를 깊이 숙여 길게 절하지만 도요다 사장은 그저 짧고 의례적인 인사에 그쳐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며 '숙인 고개의 각도'를 문제 삼았다.
다만 지난 5일 회견은 대부분 도쿄에 상주하는 내외신 기자들을 신칸센(고속전철)으로 1시간30분 거리인 나고야로 불러 열었지만 이번엔 자신이 도쿄로 올라와서 회견을 가졌다. 도요다 사장이 최근 대량 리콜 사태에 안이하게 늑장 대응한다는 비판이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도요다 사장은 대규모 리콜 대상 지역인 미국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도요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미국에서 직접 해명하고 사과한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하원 공청회 상황을 지켜본 뒤 도요다 사장의 방미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미 의회 공청회에는 도요타 미국 법인의 최고책임자인 이나바 요시미 북미도요타자동차 사장이 출석한다.
이번 미 하원 청문회에선 도요타자동차의 전자제어 시스템 결함에 따른 급발진 문제가 핵심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 증언할 미국의 조사회사인 '세이프티앤드 스트래티지(SRS)'는 "일부 도요타자동차 운전자들이 공회전이나 브레이크에 발을 걸친 상태에서 급발진이 발생한다는 진정을 제기했다"며 "이는 가속 페달의 결함이나 바닥 매트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SRS는 소비자 불만과 관련,도요타가 2002년 전자제어 시스템을 개선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급발진이 엔진의 전자제어 프로그래밍에 의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도요타가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전자제어 시스템에는 결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약 전 차종의 전자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확인될 경우 지금까지의 리콜과는 차원이 다른 대량 리콜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도요타는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파이스'라는 한 작은 업체와 특허권 분쟁에도 휘말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4월19일 파이스의 제소에 대한 심리를 열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도요타의 특허권 침해 논란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스는'프리우스'를 비롯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종들이 배터리나 내연기관의 구동 시점을 결정해주는 마이크로 프로세서 관련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이들 차종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해줄 것을 ITC에 신청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