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매출 760억달러(85조원)의 글로벌 컴퍼니로 성장하겠다"며 "제너럴일렉트릭(GE) 같은 글로벌 에너지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33조6000억원이었다.

김 사장은 "10년 후에는 국내 전기판매 사업 외에 해외 원전 수출,원전 서비스,자원개발,민간 발전사업(IPP),스마트그리드 등 5~6개 해외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특히 해외 원전사업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로 이미 첫단추를 뀄다"고 밝혔다.

UAE 수주를 계기로 중동지역 원전 시장 공략이 유리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전력공사 사장을 만나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원전회사인 웨스팅하우스와도 지속적으로 협력할 뜻을 밝혔다. 2012년까지 원전기술이 100% 국산화돼도 상업운전을 통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원천기술을 가진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UAE 원전 수주 경쟁을 펼쳤던 프랑스 국영 발전회사 아레바와도 협력할 분야가 있으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발전 자회사와의 재통합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에 나올 예정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용역 결과를 참고하겠다"면서도 "전기는 거의 같은 품질의 제품이며 단가도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통합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 사장은 "경쟁체제로 가면 전기시장의 특성상 출혈경쟁이 될텐데 영국은 그렇게 했다가 10년 만에 부도가 났다"며 "발전 자회사는 한전이 100% 지분을 갖고 있어 다른 민간 기업이라면 '디비전'(division:사업부문)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한전이 도입한 임금피크제와 관련해선 "정년을 2년 앞둔 56세가 되면 (정년연장을 할지) 선택할 수 있지만 임금이 줄어들고 보직이 없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은 58세에서 60세로 늘어났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국가 발전을 위해 에너지는 원가 수준에서 공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과거 LG전자 부회장 시절 '도요타 배우기'를 강조했던 김 사장은 최근 도요타 사태와 관련,"1등이라고 자만한 결과"라며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점을 잊지 말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