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들이 남유럽발 쇼크 진정 기대로 이틀째 반등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아래로 떨어져 '싸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10일 신한지주는 2.06% 뛴 4만215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4.16%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다. 우리금융KB금융도 각각 1.89%와 1.03% 상승해 이틀째 반등을 지속했다. 외환 · 대구 · 부산 · 전북은행도 올라 4개 금융지주사와 6개 은행으로 구성된 KRX금융업종지수는 1.12% 상승했다.

시장에선 지난주 불거진 남유럽 재정위기가 추가로 은행주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외국인의 '팔자'와 환율 불안 등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를 연상시키지만 외환보유액이 증가하고 장기채무 비율이 상승하는 등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며 이번 위기가 은행주를 추세적인 약세로 몰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등 대외 리스크는 결국 경기가 반짝 상승 후 다시 침체되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지만 이것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도 "남유럽 문제로 영국 금융회사들의 부담이 커지면 국내 은행들에 간접적인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은행주가 코스피지수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게 만드는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틀간 반등에도 불구하고 은행주들은 PBR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의 PBR가 1.19배인 데 비해 하나금융(0.64배) 우리금융(0.65배) KB금융(0.95배) 기업은행(0.79배) 부산은행(0.89배) 대구은행(0.97배) 등은 1배를 밑돌고 있다.

류 연구원은 "1분기까지는 은행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남아 있을 수 있지만 2분기를 기점으로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 투자 입장에서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하나금융에 대한 관심을 권했다. 이 증권사 김재우 연구원은 "PBR가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인데 경기 회복에 따른 충당금 부담 완화 등에 힘입어 정상화될 것"이라며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쓰이는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4분기부터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10%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가능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우리금융이 올해 2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려 전성기 때 모습을 회복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로 이날 종가(1만3500원)보다 51.11% 높은 2만400원을 제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