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이 뜨겁다. 도요타의 결함 문제도 그렇거니와 뉴욕 증시 개장 54년 만에 자동차 기업이 새로 상장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주인공은 테슬라 모터스.아마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생소하게 받아들일 이 업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전기차 제작업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회사이기도 하다.

테슬라 모터스는 전자업계의 거인인 파나소닉뿐 아니라,메르세데스 벤츠로 유명한 독일의 자동차 업체 다임러와도 배터리 및 모터 기술 개발 · 생산을 위해 협력 중이다. 독일의 다임러는 테슬라 모터스와 전기차 파트너 관계를 맺으면서 테슬라 모터스 지분 약 9%를 매입했다. 금액이 무려 5000만달러에 달했다. 당시 GM의 주가를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비교해 보니 신생 전기차 업체가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GM의 절반에 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03년 한 정보기술(IT) 사업가가 창업한 테슬라 모터스는 별다른 두각을 보이지 않다가 2008년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기업가인 앨런 머스크가 CEO(최고경영자)로 나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앨런 머스크는 세계 최대 주거용 태양광기기 공급업체인 솔라시티 회장이면서 민간 우주여행 업체까지 창업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첨단과 친환경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지닌 그가 테슬라 모터스를 통해 선보인 최초의 모델은 '테슬라 로드스터'. 테슬라 로드스터는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전기자동차였다. 로터스 엘리제를 섀시 베이스로,2차전지를 이용해 최고 시속 200㎞까지 달릴 수 있는 스포츠 모델은 10만9000달러라는 다소 비싼 가격 때문에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테슬라 모터스는 2009년 4월 뉴욕모터쇼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모델 S'로 불리는 이 모델은 최초의 세단형 전기자동차로 주목받았다. 성인 5명이 편하게 탑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옵션 주문을 통해 3열 어린이시트까지 추가함으로써 '5+2시트'라는 독특한 구조를 선보였다. 특히 4도어 쿠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BMW 5시리즈,벤츠 E클래스를 경쟁상대로 지목할 만큼 고급 세단을 지향했다. 4개의 휠모터를 통해 구동하는 모델 S가 출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5초에 불과하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83㎞까지 주행할 수 있다.

첨단 전기차답게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17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라디오,오디오,공조장치 등을 통합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3G 인터넷까지 접속 가능하다.

친환경 이미지는 인테리어에도 적용됐다. 가죽 등은 천연 재료를 그대로 사용했다. 카펫 역시 PET를 재활용하는 등의 꼼꼼함까지 보였다. 가격 역시 4만9900달러로 일반 경쟁 세단에 준하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주문 예약을 받고 있으며 2011년부터 배송한다고 한다. 2012년에는 연 2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고속도로를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최초의 양산형 전기세단의 등장.2011년이 기다려지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수입차포털 겟차 대표 choiwook@getch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