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짧은 이번 설에는 공연장으로 나들이를 떠나자.온 가족이 모이는 설에 밸런타인데이까지 겹친 이번 연휴는 챙길 사람이 많아 마음이 바쁘다. 여러 공연들이 특별 할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어 부담감도 한층 덜하다.

◆명불허전,검증된 뮤지컬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묵직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찾는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세르반테스의 고전 《돈키호테》가 원작인 이 뮤지컬은 탄탄한 줄거리에 배우들의 호연,마음에 남는 노래 등 삼박자를 두루 갖추었다. 설연휴기간 공연 예매시 30% 할인이 적용된다.

관능적인 무대가 돋보이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카고'도 설에는 문턱을 낮추었다. 연휴기간 동안 VIP와 R석은 30%,S와 A석은 40%,B석은 50% 할인된다. 젊음의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뮤지컬 '그리스'도 흥겹다.

리즈 위더스푼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에 기반한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는 미모와 지성을 두루 갖춘 금발미녀 엘 우즈의 좌충우돌이 사랑스럽다. 레게머리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가 천재의 고뇌를 토로하는 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도 놓칠 수 없는 화제작.

◆가족들과 나란히 바라보고 싶은 무대

소설가 신경숙씨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무대로 옮긴 연극 '엄마를 부탁해'는 그동안 소홀했던 엄마 혹은 아내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작품이다. 설연휴 공연은 전석 30% 할인된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전 세대가 웃으며 볼 수 있는 작품.서울 세종로를 지키고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의 '근엄함'과는 사뭇 다른,식탐이 강하고 왜군에게 시비거는 '인간 이순신'이 유쾌하다. 대학로,강남,신도림 등에서 공연되는 '라이어'는 장기공연으로 재미가 검증된 연극.1탄은 대학로,강남,신도림에서 2탄과 3탄은 대학로에서 공연된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가요 30여곡이 삽입돼 향수를 자극하는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도 가족들이 다같이 관람하기 좋다.

◆초콜릿만큼 달콤한 무대

올해에는 설연휴 한가운데에 끼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밸런타인데이는 연인들을 위한 날이다. '김종욱 찾기'는 입소문을 타고 대학로의 대표적인 로맨틱 뮤지컬로 자리잡았다. 인도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첫사랑의 남자 김종욱을 그리워하는 여주인공이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를 만나면서 생기는 일을 그렸다.

뮤지컬 '두드림러브 시즌 2.5'는 9년 동안 한 여자만을 사랑해온 순정파 삼류 뮤지션 영훈과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사랑에는 서툰 수희의 사랑 이야기다.

연극 '뷰티풀 선데이'의 사랑은 약간 색다르다. 동거 3주년이 되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삐걱이는 게이 커플과 불륜의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여자가 함께 보내는 일요일 단 하루를 비추며 사랑의 아픔과 상처,위안을 조명한다. 뮤지컬 '로맨스 로맨스'는 1막과 2막이 다른 내용이다. 1막은 19세기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실한 사랑을 찾기 위해 서민으로 변장한 상류층 두 남녀의 사랑을,2막은 친한 친구 사이이자 각각 가정을 꾸리고 있는 두 남녀가 사랑과 우정 사이 딜레마에 놓인 상황을 보여준다.

◆신명나는 전통공연 무대

국립국악원은 14일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경인년 신명난 세상 만들기'를 공연한다. 한국청소년전통예술단 소리누리가 북소리,대금,태평소와 함께 다양한 퍼포먼스로 '북으로 여는 새해 희망가'를 선보이고 '민요 신동' 송소희양은 '비나리와 흥겨운 민요','무용 신동' 최민재군은 '승무'로 흥을 이어간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소리꾼들과 국악 아카펠라그룹 '솔리스츠' 등도 무대에 선다. 공연 전에는 국립국악원 예악당 앞 잔디마당에서 대형 연을 띄우고 관객에게도 연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호랑이 띠 관객은 무료 입장.

14~15일 서울 남산국악당에서는 전통 타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는 '설날의 행복'을 만날 수 있다. 전통타악연구소의 신명나는 길놀이로 시작하는 이번 공연은 새해의 행복과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는 비나리,판굿 등을 거쳐 진유림 청어람무용단의 화려한 태평무,궁중무용으로 마무리된다.

국립극장은 서울 국립극장 야외광장에서 14일 '2010 설맞이 축제'를 연다. 대형 윷판을 설치하고 가족들이 직접 말이 되는 가족 대항 인간 윷놀이,널뛰기,투호,팽이치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마련된다. 국립극장 예술단 미르는 KB하늘극장에서 국악음악회 '우리민요'와 국악뮤지컬 '맹진사댁 경사' 등을 공연한다.


이고운/김주완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