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바쁘거나 앞만 보며 달려가기에 급급하다. 개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은 더욱 그러하다. 치열한 전쟁터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모두들 현재와 미래에만 관심을 두며 살다 보니 과거를 돌아보기엔 여유가 없다.

《승리의 법칙》의 저자는 동시대에 안고 있는 문제 인식의 해답을 과거에서 찾고자 하는 특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저자는 한화L&C 마케팅부문&디자인실 상무.마케팅 전략 전문가로서 매일같이 '어떻게 하면 우리 제품과 브랜드를 시장에서 성공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경쟁 업체를 이길 수 있을까?' 고민해온 그는 이에 대한 답을 우리 선조들의 전투 현장에서 찾고 있다. 우리 전쟁사에 기억될 만한 전투 가운데 34개를 분석하고 마케팅전략의 프레임에 비추어본 것이다.

다소 독창적이면서도 생경한 시도로 보이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우리 선조들이 전투 현장에서 보여준 냉철한 판단력과 분석력,지혜와 담력을 배울 수 있다. 그 가운데 마케팅 전략의 본질과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전투 전략과 마케팅 전략의 본질이 다르지 않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자칫 기억에 묻힐 수 있는 우리의 역사,특히 한국의 전쟁사를 면밀히 연구하고 저자의 마케팅 전략가로서 전문성을 더해 '마케팅 성공의 법칙'을 찾아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책의 가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마케팅 초보자에게는 마케팅의 핵심 개념들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목차에서부터 마케팅 핵심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 놓고 있다. 그동안 마케팅에 관심은 있으나 접할 기회가 없던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전쟁 사례를 통해 마케팅의 기초 개념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마케팅을 알고 있거나 현재 마케팅 현장에서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숨막히는 전투 상황에서 우리들은 어떤 예지를 발휘했으며,마케터 관점에서 위기 상황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라면 새로운 마케팅 개념을 얻기보다는 우리의 전쟁사를 빗대어 머리 속에 산재해 있던 마케팅 전략의 주요 개념을 정리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면면이 언급되고 있는 기업 마케팅 전략의 성공 사례들을 접할 수 있다. 저자가 소개한 마케팅 사례들을 보면 업계에서 매우 고전적인 사례부터 따끈따끈한 최근의 사례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생생한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매우 겸손한 톤으로 집필을 마친 후의 감상을 적고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마케팅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마케팅 전문가로서 한국의 전쟁사를 하나씩 연구하며 쓴 저작물이기에 그 노고와 독창성이 빛난다. 요즘 산업 곳곳에서 컨버전스 트렌드가 휩쓸고 있다. 마케팅의 전략적 요소와 한국 전쟁사를 융합해 새로운 시너지 가치를 창출한 이 책이야말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맛보게 해줄 것이다.

이연수 <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