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

이 한마디를 남기고 떠난 김수환 추기경의 울림은 실로 대단했다. 김 추기경이 생전에 장기와 눈을 기증한 사실이 선종 직후 알려지면서 가톨릭은 물론 타 종교와 사회 전체로 나눔의 열기가 확산돼 기증자가 줄을 이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병원과 장기기증 등록단체를 통해 신청한 장기기증 희망자는 18만546명.장기기증운동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였고 2008년(7만4841명)의 두 배를 넘는 수치였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도 1989년 설립 후 가장 많은 기증 문의와 신청이 접수됐다.

지난해 11월까지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장기기증을 신청한 사람은 3만77명으로,설립 이후 2008년까지 20년간의 신청자를 다 합친 숫자(3만3435명)에 육박했다.

가톨릭뿐만 아니라 타종교와 사회 전체에도 장기기증이 확산됐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는 지난해 13만명 이상이 장기기증을 신청했다. 이 중에는 전국 교회 신자들의 단체 기증이 많았다.

또 지난해 9월 소천한 김준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명예총재 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초대 이사장도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장기기증의 열기를 더했다.

2005년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설립한 법장 총무원장이 입적하면서 장기기증 붐이 일었던 불교계에도 나눔의 열기가 확산됐다.

김 추기경이 남긴 큰 울림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는 장기기증운동을 연결하는 '가톨릭 장기기증 네트워크'를 조만간 발족해 장기기증문화 확산운동에 나서는 한편 불교계의 생명나눔실천본부 등 이웃 종교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평생 가난한 이웃을 섬기고 함께했던 김 추기경의 뜻을 잇기 위한 모금전문 법인 '바보의 나눔' 재단이 곧 출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