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재정적자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지난해 관리대상수지가 51조원 적자로 GDP 대비 5.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 영향을 받은 1998년(5.1%)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지난 10여년간 GDP 대비 관리대상수지는 1999년 3.9% 적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2000년(-1.0%) 2001년(-1.3%) 2004년(-0.5%) 2005년(-0.9%) 2006년(-1.2%) 2008년(-1.5%)에 적자를 냈다. 흑자를 기록한 해는 2002년(0.7%) 2003년(0.1%) 2007년(0.4%)뿐이다.

통합재정수지도 지난해 22조원 적자(GDP 대비 2.1% 적자)를 기록했다. 이 지표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통합재정수지는 그동안 4~5%대 경제성장에 힘입어 세입이 세출보다 늘면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GDP 대비 0~1% 흑자를 유지해 왔다.

재정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된 것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로 조세수입 등 나라곳간에 '들어올 돈'은 줄어든 반면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렸기 때문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기업은 원래 상응하는 자산이 있기 때문에 (공기업 부채가) 국가부채에 포함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국제적인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관리대상수지=통합재정수지(조세와 각종 기금 운용수익 합계)에서 국민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기금 운용수익을 뺀 것으로 국가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지가 적자를 냈다는 것은 정부가 조세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쓴 돈이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