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HSBC의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프레데릭 뉴먼 박사는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은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한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서방 국가에 앞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자산가격 버블 우려 등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먼 박사는 "한국 경제는 2007년께부터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한국이 UAE의 원전을 수주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상대로 한 무역 비중은 꾸준히 느는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의 무역 비중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의 통화정책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다"며 "통화정책도 FRB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디커플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먼 박사는 "한은은 기준금리를 올 연말까지 연 3.0%,내년 말까지는 연 4.0%까지 올릴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5.2%,올 연말 원 · 달러 환율은 1075원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라 불리는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아시아 및 한국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 유럽 등이 이 일을 계기로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확률이 높으므로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등 신흥시장에 돈이 몰리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SC제일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오석태 상무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 워낙 낮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시동을 빨리 걸어야 한다"며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오 상무는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은 올해부터 금리를 인상하되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