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연료비 연동제 시행 기대로 닷새 만에 급반등했다.

한국전력은 11일 4.81% 오른 3만9200원에 마감했다. 전날까지 이틀간 차익 실현에 나섰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날 지식경제부가 전기요금 산정 기준 개정을 통해 연료비 연동제를 내년 7월부터 시행한다고 고시한 게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연료비 연동제란 전력 생산에 쓰이는 국제 원유의 가격 등이 상승하면 이에 맞춰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한전은 정부의 물가 인상 억제책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올라도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배에 불과해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전력회사로 평가됐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전력회사들의 사례에 비춰볼 때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 PBR는 1배 이상으로 올라간다"며 "연료비 연동제 시행으로 한전의 수익구조와 기업가치는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는 내년 7월 전기요금의 절대 수준이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이 연구위원은 "연료비 연동제는 시작하는 시점의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그때부터 국제 유가 등이 상승하면 요금을 인상하는 제도"라며 "지금보다 전기요금이 8~10% 정도는 인상된 후에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돼야 한전의 수익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