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예고 없이 쏟아지는 문자 메시지,하루만 방치해도 넘쳐나는 이메일함….문명과 기술 발달의 속도만큼 현대인들의 생활은 더 바빠졌다.

미국 뉴욕 일 · 생활정책센터 수석위원인 매기 잭슨은 그래서 요즘을 '산만한(distracted) 시대'라고 명명한다. 그 원인은 바로 집중력의 상실이다. 그는 《집중력의 탄생》에서 인간이 집중력을 잃어버리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류가 눈부시게 도약한 19세기부터라고 말한다.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일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된 멀티태스킹 시대에 사람들은 오히려 정보의 홍수에 빠져 의미있는 일에 집중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집중력을 더 잃는다면 현대는 중세와 다름없는 '암흑의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인간성'과 '지성'을 되찾게 해주는 열쇠가 집중력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쌓고 지혜와 지식을 나누며 문화를 꾸려 나가는 힘이나 행복감을 이끌어내는 힘도 집중력에서 나온다는 것.두뇌가 실제로 인지하는 정보는 집중력을 차지한 뉴런이 전달하는 정보이며 나머지 경쟁에서 진 뉴런은 활동이 억제된다고 한다.

"온갖 정보를 닥치는 대로,기계적으로 머릿속에 집어넣는다고 해서 인간이 발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집중력을 잃어 진정한 인간성까지 잃게 된다. "

그의 결론처럼 '왜 그토록 많은 현대인들이 인생에 불만족하는지,자원이 이토록 풍성한데 사람들은 왜 자기 미래를 어쩌지 못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곧 집중력의 회복이다. 그는 집중력을 이용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려는 예술계의 시도와 불교 명상법을 소개하면서 정말 행복해지려면 이곳과 저곳,과거와 현재,미래로 흩어진 정신을 '지금 이곳'으로 데려 오라고 조언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