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금요일만 되면 하락하는 '검은 금요일'(Black friday) 징크스를 4주째 이어갈 태세다.

12일 오전 10시2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72포인트(0.86%) 내린 1583.79를 기록 중이다. 폭락 수준은 아니지만 4주째 매주 금요일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징크스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됐던 그리스 재정위기가 전날 유럽연합(EU)의 자금지원 합의로 해결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며 상승장이 전망됐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도 장이 하락 마감한다면 지난달 22일 이후 단 한주도 빠짐없이 4주 연속 '금요일=하락장'이란 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금요일에 하락장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 최근 국내 증시를 짓눌러온 악재들이 미국과 유럽 등 한국보다 시차가 늦은 국가에서 쏟아지면서 휴일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해 불안한 투자자들이 금요일에 주식비중을 다소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금요일인 지난달 22일 코스피지수는 37.66포인트(2.19%) 떨어진 1684.35로 마감했다. 미국발 삭풍 때문이었다. 미국 금융기관 규제안에 전날 미국 증시가 2%대 급락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정확히 일주일 뒤인 같은달 29일에도 지수는 전날보다 40.00포인트(2.44%) 내린 1602.43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2월 2일 기록한 1591.63 이후 최저치였다.

외국인의 이탈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 'G2'(미국·중국)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이 직접적인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달들어 첫 금요일인 지난 5일에는 유럽발 국가부도 공포가 증시를 짙누르면서 코스피지수가 3%대 급락세를 보였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9.30포인트(3.05%) 내린 1567.12에 장을 마쳤다.

'검은 금요일'은 2004년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환율이 치솟은 것을 가리켜 증권가에서 붙인 명칭이다. 1987년 10월 19일 뉴욕 증권시장에서 일어났던 주가 대폭락 사건을 가리키는 '블랙먼데이(검은 월요일)'에서 빌려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부정적인 이슈들이 미국과 유럽 등 한국보다 시차가 늦은 국가들에서 흘러나오면서 주말 이후 휴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자자들이 금요일에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민 팀장은 "유럽발 악재나 불확실성 요인이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불안한 증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