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기획에서 완공 때까지 단계별 건설공사비를 관리해 공사하는 중간에 사업비가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지는 고질적인 건설현장의 문제점을 사전에 제거하겠습니다. "

터너앤타운젠드코리아의 조윤성 대표(46 · 사진)는 12일 "공사비관리 서비스는 합리적인 사업비 책정과 사업비에 맞는 설계 및 시공 관리를 통해 궁극적으로 전체 공사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체계적인 공사비 관리를 통해 공사비 산정을 둘러싼 발주자와 시공사 간 다툼을 '제로(0)' 수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한국의 건설사업관리 전문회사인 한미파슨스와 영국의 사업비관리업체인 터너앤타운젠드가 50대 50 비율로 출자해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 설립한 건설사업비관리(Cost Management) 전문회사로 이달부터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조 대표는 "이 서비스가 정착되면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기현상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설계 변경 과정에서 공사비가 급증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서울 동대문역 근처의 빌딩건축의 경우 설계 현상공모 때 사업비가 2270억여원이었으나 1차 설계 변경에서 3400억여원으로 올랐고,3차 설계 변경 때는 4200여억원으로 껑충 뛴 사례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조 대표는 "기획단계에서 사업비 책정이 잘못됐을 수가 있고 설계와 시공 방법이 사업비 규모와 맞지 않아 공사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사업에도 이 사업비관리 시스템 적용이 절실하다고 조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업 발주 때 공사비 산정을 위해 설계업체와 건설사의 의견을 듣는다"며 "그러나 이들은 발주자 입장과 달라 적정 사업비 산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공공사업에 건설사업비관리 시스템이 적용되면 예상치 못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 기업과 금융회사들은 사업기획단계에서 건설사업비관리 서비스를 받는 게 상식처럼 돼 있다고 조 대표는 전했다. 조 대표는 "최근 미국의 대형 반도체 업체가 국내에 공사비 규모가 작은 지점 건물을 짓는 데도 사업비관리 서비스를 요청해왔다"고 소개했다.

요즘엔 국내 금융회사 및 일부 대형 건설사가 이 서비스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뚝섬지역에서 초고층 건물 건립을 추진 중인 모 업체의 경우 이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 대표는 고려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199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한 뒤 1996년 한미파슨스로 옮겨 송도 컨벤션센터 CM단장,송도 프로젝트 총괄 임원 등을 지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