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영국 런던 현대미술 경매 낙찰률이 90%를 넘어섰다.

15일 소더비와 크리스티에 따르면 지난 11,12일(현지시간) 이브닝 세일 경매 결과 소더비는 낙찰률 96%에 낙찰총액 8450만달러(약 970억원),크리스티는 낙찰률 90%에 낙찰총액 6100만달러(7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0월(소더비 낙찰률 73%,크리스티 낙찰률 45%)보다는 무려 20~50%포인트나 상승한 것으로 미술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고 있다.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추상화가 이브 클렝의 모노크롬 스폰즈 부조 작품 'RE47Ⅱ'.경합 끝에 추정가 (90억~126억원)수준인 106억원에 팔려 자신의 경매 최고 기록을 세웠다. 클렝은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그림을 익힌 작가. 자신만의 고유한 물감(IKB · international klein blue)을 개발해 현대 추상미술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더비 경매에서도 클렝의 1961년작 'F88'이 추정가보다 두 배 높은 59억원에 팔렸다. 또 윌렘 드쿠닝의 1982년작 '무제14'는 추정가보다 11배 높은 약 72억원에 낙찰됐다. 드쿠닝의 비슷한 크기 1981작은 2008년 10월7일 서울옥션의 첫 홍콩 경매에서 약 62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이 밖에 2005년 11월 뉴욕 경매에서 18억원에 낙찰된 앤디 워홀의 달러 그림은 무려 40억원,1988년에 시작된 마틴 키픈버거의 자화상 시리즈 '날으는 탕가'(추정가 14억~21억원)는 두 배 이상 높은 46억원에 각각 낙찰됐다. 루시오 폰타나,루시안 프로이드,익스 클라인,피커 도이그 등 '블루칩' 작가들의 작품도 대부분 새 주인을 찾아갔다. 특히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9점이 100만파운드(18억원) 이상에 팔렸으며,낙찰자는 유럽인이 41%로 가장 많았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현대미술 국제 경매시장이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서서히 '불황의 그림자'를 벗어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서 낙찰률은 올라갔지만 일부 인기 작가들의 저가 대표작만 집중적으로 팔려나가면서 낙찰 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였다. 작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경쟁 응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