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24개 주요 통신기업들이 모바일 콘텐츠를 팔고 사는 도매장터 '슈퍼 앱스토어'를 내년 초 만들기로 했다. 이들 통신회사에는 세계 인구의 3분의 2 이상인 30억여명이 가입해 애플 구글 등 통신사업을 하지 않는 비(非)통신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주도해 온 모바일 앱스토어 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한국의 KT와 SK텔레콤을 비롯해 미국 AT&T,영국 보다폰,일본 NTT도코모,스페인 텔레포니카,중국 차이나모바일 등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도매 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WAC)'를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700~800개에 달하는 군소 통신사들도 대부분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통신사업자들이 단일 표준의 앱스토어를 새로 만드는 셈이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이 특정 회사가 운영하는 소매 개념인 데 비해 WAC가 구축하는 '슈퍼 앱스토어'는 전 세계 통신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앱스토어와 연동,세계 각지에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공급받아 다시 유통시킨다.

글로벌 통신사들이 연합해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판매를 이끌어가겠다는 시도다. WAC 참여사들은 올 상반기 중 연합체 구성을 완료하고 전 세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풀(pool)을 구축,내년 초 글로벌 앱스토어를 선보이기로 했다.

AT&T,도이치텔레콤,프랑스텔레콤,텔레포니카 등과 함께 WAC 창설을 주도한 KT는 앱스토어 도매장터를 각종 모바일 기기와 PC,TV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올해 초부터 유일한 아시아 사업자로서 AT&T 등 4개사와 함께 WAC 창설을 주도해 왔으며,'MWC 2010'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이사회 회의에서 나머지 통신사들도 참여하는 전격적인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KT는 "각종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 기회를 창출해 무선데이터 시장을 획기적으로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신회사들이 공동으로 앱스토어 구축에 나서기로 한 것은 애플리케이션 시장 주도권을 애플 등 소프트웨어 업체에 빼앗기고 있는 데 따른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구글 등 비통신 회사들이 주도하는 앱스토어로 인해 개발자들은 단말기마다 다른 표준을 맞춰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빅5 중 3개 휴대폰 제조회사가 WAC를 지지한다고 선언,국내외 이용자들은 훨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게 됐다.

바르셀로나=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앱스토어(Application Store)=개발자나 이용자가 콘텐츠를 올리거나 내려받을 수 있게 만든 온라인 장터.애플(앱스토어),구글(안드로이드 마켓),노키아(오비스토어),SK텔레콤(T스토어),삼성전자(삼성앱스) 등이 독자적인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유료 및 무료가 있으며,유료의 경우 개발자가 자유롭게 판매 가격을 매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