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수도권에서 5년 뒤에도 빛을 발할 명품 주거지역은 어디일까. 서울에서는 용산역세권 및 주변지역과 위례신도시,이촌동 반포동 등 한강변 재건축지역 등이 우선으로 꼽혔다. 수도권의 경우 성남의 판교신도시가 1순위로 지목됐으며 하남미사 등 보금자리주택 지구와 수원의 광교신도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전망은 한국경제신문이 15일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등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시장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서울은 용산 · 위례 · 한강변 재건축단지

전문가들은 서울 용산 일대를 미래 명품주거지역 최상위 자리에 올렸다. 박합수 팀장,김승배 대표,김희선 전무,이영진 이사(닥터아파트),함영진 실장(부동산써브),이미영 팀장(스피드뱅크) 모두가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투자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용산을 선택했다.

함 실장은 "2016년 용산역세권 개발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이 일대는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중심지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배후 초대형 용산공원 개발 계획과 맞물려 명품 주거지역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와 하남시 성남시 등 3개 구역에 걸쳐 조성될 위례신도시도 5년 뒤 명품 주거단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혔다.

이영진 이사는 "위례신도시와 제2롯데월드,문정동 법조타운 등이 어우러져 송파구 일대 성장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영 팀장은 "서울시 내 뉴타운 중에선 한강과 가깝고 강남 · 북 접근이 편리한 흑석뉴타운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이라고 지목했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파괴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합수 팀장은 "서울시가 한강 르네상스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용산 역세권과 전략정비구역으로 선정한 성수 이촌 합정 압구정 여의도 중 압구정 지역의 변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압구정 지역은 그러나 재건축추진 아파트 값이 이미 많이 올라 투자가치는 작은 반면 용산 일대 재개발 지역은 가격 상승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용산역세권과 가까운 이촌동 서빙고동 재건축지역과 서초구 반포동 잠원동 재건축 단지도 한강변 르네상스 호재로 명품 주거단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김승배 대표 · 김희선 전무)

◆수도권에선 판교,보금자리 각광 예상

수도권에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판교를 최우선 순위에 뒀다. 수도권 신도시 중에서 서울 강남과 가장 가깝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점이 선정 이유다.

상주인구 9만여명을 수용할 판교 내 테크노밸리 효과도 관심 대상이었다. 박합수 팀장과 이영진 이사는 광교를 추천했다.

이미영 팀장은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에 주목했다. 이 팀장은 "세곡 내곡 위례 등 서울뿐만 아니라 미사(하남시) 원흥(고양시) 갈매(구리시)와 같은 수도권 보금자리주택도 서울과 가까워 기존 수도권 신도시를 밀어내고 주거 우선순위 상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 도심재생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 관심이 서울시 내 재개발 · 재건축으로 옮겨가고 서울 도심에서 15㎞ 떨어진 지역에 건설될 보금자리주택이 명품 주거지 판도를 바꿀 핵심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대세 상승보다는 차별화 장세"

5년 뒤 주목받을 명품 주거단지가 서울 도심권과 보금자리주택,수도권 일부 신도시 등으로 국한될 것이라는 예상은 앞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대세상승보다는 차별화 장세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2000년대 들어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으로 뛰어오르지 않는 이상 부동산 대세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서울 도심개발 가속화,고령인구 증가,베이비붐 세대 은퇴 본격화 등이 맞물리면서 도심 중소형 주택 인기가 높아지는 등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박합수 팀장은 예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