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회사들이 연합전선을 펼침에 따라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통신회사,단말기 제조회사,소프트웨어 업체 등이 격돌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통신회사들이 내년 초 공동으로 글로벌 앱스토어를 선보이기로 한 것은 애플,구글 등에 빼앗긴 모바일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반격의 신호탄이다. 애플과 구글은 독자적인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휴대폰 단말기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으며 통신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애플 아이폰의 경쟁력은 하드웨어 말고도 14만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한 앱스토어에서 나온다.

통신회사들이 구축할 '슈퍼 앱스토어'는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폭발력을 가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가입자 기반이 30억여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휴대폰 이용자 3분의 2가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통신회사들은 또 앱스토어를 개방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어떤 통신회사건 자사의 앱스토어를 연동해서 애플리케이션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단말기마다 제조회사의 다른 표준에 맞춰야 하는 불편을 덜어줌으로써 개발자와 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통신회사들은 공동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고객층을 전 세계 30억여명으로 확대하고,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우수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사 앱스토어를 통해 공급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무선인터넷 확산을 이끌고,모바일시장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게 통신회사들의 전략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통신회사,단말기 제조회사들이 너도나도 콘텐츠 장터를 열었지만 애플이나 구글과 대항하기에는 힘에 부치고 있다"며 "이들 선발업체와의 주도권 경쟁 외에도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라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전선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