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업체 3사 간의 방폭창 경쟁이 치열하다. 남선알미늄과 이건창호에 이어 LG하우시스도 최근 미국 공인테스트 기관으로부터 방폭창 인증을 획득,방폭창 판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방폭창은 폭탄 테러 등 외부 폭발로부터 건물 내부의 인명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폭발의 충격을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 창호를 말한다. 창호의 몸체는 주로 알루미늄으로 이뤄져 있으며 폭발시 엄청난 압력 때문에 특수한 외형과 유리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건축장식자재 기업인 LG하우시스는 지난해 말 자체 기술로 제작한 알루미늄 방폭창 '틸트 앤 턴 타입(여닫이 창)'과 '슬라이딩 타입(미서기 창)' 2종에 대해 미국 공인테스트 기관 ATI로부터 최고 수준인 '하이(High)' 등급을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 회사는 헬륨 등 압축된 가스를 튜브를 통해 고압력으로 내보내 튜브 끝에 달린 알루미늄 합금판이 터질 때 폭압이 창호에 미치는 정도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받았다. 이 방식은 실제 폭발물을 터뜨리는 것과 같은 조건에서 이뤄졌다.

LG하우시스는 이번에 인증받은 방폭창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으며 창틀에는 '스프링의 원리'를 적용,충격과 압력을 흡수해주는 특수 소재가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적으로 아웃사이드 슬라이딩 방식(고정된 창문이 안쪽에 위치)이 일반화돼 있는 상황에서 한국 환경에 적합하도록 두짝의 창문 중 바깥쪽은 고정돼 있고 안쪽 창만 열 수 있도록 한 '인사이드 슬라이딩'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에 앞서 남선알미늄과 이건창호는 2008년 미국 인증을 획득,방폭창 시장에 진입했다. 남선알미늄은 미국 그라함으로부터 기술자문 등을 받아 같은해 8월 미 국방부가 지정한 테스트 기관인 HTL 주관 하에 실시된 테스트에서 5개 제품이 성능 인증을 받았다. 그동안 포항 미군부대,오산 공군기지 및 GS칼텍스 정유공장 등에 일부 제품을 납품했다.

이건창호도 같은해 12월 미국 인증기관 ARA로부터 5개 제품에 대해 군사시설에 적합한 등급을 받고 현재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독일 슈코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다.

창호업계가 방폭창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것은 향후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국 등 유럽에서는 1990년대부터 방폭창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01년 9 · 11 테러사건 당시 방폭창을 사용한 펜타곤(국방부)에 인명피해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후 주요 미군 군사시설에 방폭창 사용을 의무화했다.

국내 방폭창 시장규모는 아직 미미하지만 2012년 이후로 예정된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사업에서 방폭창 부문만 약 3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등 잠재 수요가 크다. 여기에 괌 오키나와 등 해외 미군기지 재배치 및 보수 관련 부분(약 3000억원)을 포함하면 미군기지 관련 시장만 약 6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폭창 업체들이 평택 미군기지 이전 사업과 해외 미군기지 및 폭발 위험성이 높은 국내 석유화학단지 등을 염두에 두고 잇달아 제품 개발 및 인증 획득에 나서고 있어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